답답한 IT·통신株…"밖을 봐라!"

코스피지수가 1900 '벽'에 부딪치면서 시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던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도 주춤하고 있다. 이 가운데 IT와 통신 등 상승장 '왕따주'들이 글로벌 섹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옵션만기와 금통위 등 이벤트가 끝난 국내보다는 해외 모멘텀이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부진과 업황 악화 우려로 IT주는 최근 5개월간 상승장에서 소외되며 주도주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15일 오전 현재 지수 하락에도 소폭 오르고 있다.인텔효과로 전날 1.19% 오른데 이어 이틀째 반등이다.IT주는 인텔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집계되면서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돼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국내 IT주는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이 싼 데다 글로벌 IT주들의 수익률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종별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 보면 올해 기준 전세계 IT은 13.8배, 신흥시장은 11.6배에 형성돼 있는 반면 한국은 8.2배로 IT가 가장 싸다. 국가별 업종지수 수익률로도 최근 1개월간 세계증시가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가 커져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선진국의 경우 정보기술 업종 3개월 수익률은 10.5%에서 1개월 수익률은 13.1%로 늘어났다.

세계 IT업종을 보더라도 12개월 수익률 8.9%, 3개월 10.4%, 1개월 12.8%로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역시 정보기술 업종 수익률이 3개월 기준 -2.9%에서 1개월 기준으로는 3.9%로 상승세로 돌아섰다.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글로벌 유동성 장세 성격이라면 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고 결국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IT업종도 매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IT업종이 오랜 기간 주가 상승에서 소외됐기 때문에 상대수익률이 저조한 IT업종이 1순위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연말까지 3분기 실적시즌과 연말 IT수요 우려감이라는 두번의 악재를 견뎌내야 추세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중순 이수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업종 역시 해외 통신주가 키맞추기를 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AT&T와 Verizon 등 미국 주요 통신사들의 주가가 반등을 보이며 랠리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S&P 500지수가 -2.7% 인 반면 S&P 500 통신 지수는 11.7%로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같은 상승세는 고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통신업종지수는 지난달 중순 290부근에서 저점을 찍은 후 급격히 반등하며 이달 들어 315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주의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가 해외 통신주 상승과 키맞춤이라면 높은 배당 여력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