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공식환율,시장거래환율의 10분의 1에 불과

[0730]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공식 환율과 시장의 비 공식 환율은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최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 행사차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며 “평양 창광거리의 양쪽에는 과거 옛 소련의 스탈린식 경제 관념을 가진 엘리트와 자본주의적 사고를 가진 주민 간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평양 창광거리에 있는 고려호텔에서는 외화로 하이네켄 맥주 등 외국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현재 북한이 내세우는 공식 환율은 1달러에 북한 화폐로 100원이다.반면 호텔을 나서면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을 체감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고려호텔 맞은 편에는 사설 시장이 서는데 이 곳에서는 상인들이 방북 외국인에게 달러 가격을 보여주며 각종 물품을 팔고 있다” 며 “200원짜리 찐빵이 20센트에 거래된다”고 전했다.이는 결국 북한의 비 공식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임을 시사한다.블룸버그통신은 “정부와 시장의 환율 차이가 유독 큰 것은 북한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같은 내부 환율 격차는 다른 공산국가와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컨설팅 업체인 딜로이트의 중국연구소 켄 드워스킨 소장은 “1980년대 중국의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격차도 이처럼 크지 않았다” 며 “1960년대 캄보디아와 같은 폐쇄 경제체제에서도 2 대 1의 가격 차가 있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계층 간 소비 형태도 큰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열병식 다음날인 11일 평양 시민들이 창광거리 시장에서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여기서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20원,팥빙수가 5원,고구마 1㎏에 60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곳에서 한 개에 1700원 하는 소시지 등 상대적으로 비싼 물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

반면 고려호텔에서는 달러나 유로,위안화로 스카치 위스키,시리아산 올리브유 등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평양 시내 거리에는 포드 신형차와 아우디 스포츠카도 볼 수 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