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첫 주례 선 장원기 사장 "1년에 딱 한번만…"

"1년에 한 번만 하겠습니다. "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55 · 사진)이 지난 2일 주례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전자 최초로 사업장 내에서 열린 결혼식에서였다.

처음 주례 의뢰를 받았을 때 그는 한동안 망설였다. '상대적으로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내가 주례를 설 자격이 있나'란 생각에서였다. "여보 내가 주례를 서도 될까?" 28년 인생 반려자인 아내에게 물었다. "부족하긴 하지만 자격은 있어요. " 아내의 한마디에 용기를 냈다. 장 사장이 주례를 맡게 된 계기는 올초 시작됐다. 그는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자며 올초 탕정사업장을 '디스플레이 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딱딱한 사업장 분위기를 고치기 위해 산책로,카페,음악과 함께 분수를 뿜어내는 공원을 연못 주변 광장에 설치했다.

그러자 임직원들은 몰라보게 달라진 변화를 기념해 "가을께 사업장 내 광장에서 사원 결혼식을 열자"고 제안했다. 얼마 뒤 하재동 삼성전자 선임연구원과 윤지혜 사원 커플이 결혼식을 그곳에서 올리기로 했고 그에게 주례를 요청했다.

장 사장은 "긴장을 했던 탓인지 무슨 말을 했는지 명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줄 수 없는 만큼 앞으론 1년에 딱 한 번,'사내 커플과 사업장 결혼식'을 조건으로 주례를 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