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환매 나올만큼 나왔나

13일 27거래일 만에 순유입…주가 급등한 14일엔 소폭 이탈
주가 급등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 규모가 크지 않아 올 들어 극심했던 환매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펀드에 투자했던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미 환매된 데다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새로 펀드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23포인트 급등해 1899.76을 기록한 지난 14일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총 339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13일엔 308억원이 들어와 27거래일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달 초만 해도 하루 2000억~3000억원에 달했던 환매 규모가 최근 이틀간 1000억원대 초반으로 줄어든 반면 신규 펀드 가입액은 하루 1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이영순 우리투자증권 올림픽웰스매니지먼트센터 PB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 5억원을 펀드에 넣었다 50%까지 손실을 봐 다시는 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던 한 자산가가 최근 펀드에 가입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환매는 계속 나오더라도 신규 가입액이 늘고 있어 환매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1600~1700대에서 줄기차게 환매했던 투자자들이 1900선에 육박하는 지수대에서 새로 펀드에 가입할 만큼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초저금리 시대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다시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조원 넘게 순유출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상당수는 이미 환매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1900선 이상에서 유입된 자금이 16조원 정도 남아 있어 약한 강도의 환매는 나타날 순 있지만 신규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라 증시에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에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에는 최근 1주일(10월7~13일) 간 48억3900만달러가 순유입, 2007년 12월 둘째 주(60억56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진국들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따라 신흥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