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냉기 걷히나] 저금리 당분간 지속…길 잃은 자금 560조, 오피스빌딩 시장 '기웃'

"한국은행이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수익형 부동산 문의가 늘고 있네요.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 서용식 사장)

시중 부동자금과 외국인 자본이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 등으로 흘러들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이 적게는 430조원에서 많게는 560조원대,올해 국내 증시 등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채권 60조원,주식 10조원 이상으로 각각 추산된다.

최근에는 선진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불어 외국인 자금이 국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빌딩중개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와 부동산 시장 '큰손'들은 부동산 쪽으로 눈을 돌리지 않는 데 반해 일본 미국 영국 등 '제로금리' 국가의 투기자본과 연금 등은 8월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상품 중에선 여전히 빌딩이 인기다. 강남권과 을지로 등 도심권,뉴타운지역 내 상업지역,수도권 신도시 지역 등으로 타깃을 좁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도 눈여겨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에 자금을 선투입해 주고 나중에 회수하는 방식을 희망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주식형 펀드 등에서 나온 차익실현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재투자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에 다가갈수록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품별로는 오피스텔,상가,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용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금리 수준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기 때문에 저금리가 지속되면 상당한 시중 부동자금이 이쪽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투자컨설팅회사인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연 5~6%만 돼도 투자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입된다"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