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취업한 퇴직자에 年1800억 '펑펑'

행안위 국감서 年2조 혈세 받는 연금 방만경영 질타
5년간 737억 유학비 무이자 대출…투자손실도 427억
연간 2조원의 혈세를 지원받고 있는 공무원연금공단이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퇴직 공무원들에게 연간 1863억원의 연금을 지급하고,지난 5년간 공무원들에게 연평균 150억원을 유학자금용으로 무이자 대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15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연금 지급에 관한 허술한 제도운영과 방만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공단이 연금 지급액 부족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1조9028억원의 혈세를 지원받은 상황에서도 소득이 있는 재취직 공무원들에게 퇴직 연금월액의 50~99.5%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어 재정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재취업기간 동안엔 연금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만 공단 이사장은 "지적의 취지에 맞게 법 개정을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김소남 한나라당 의원은 "연금관리공단의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가 전년도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떨어졌는데도 이사장의 성과급은 오히려 150%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연금공단이 지난 5년 동안 1만1972명의 공무원들에게 유학 자금으로 737억원을 무이자 대출했다"면서 "혈세로 지탱하는 공단이 유학자금을 공무원들에게 무이자 대출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금공단의 부실투자도 도마에 올랐다. 안효대 한나라당 의원은 "공단이 최근 5년 동안 17개 해외투자 상품에 2862억원을 투자해 총 427억원의 순손실을 내서 혈세를 지원하는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웠는데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공단은 KB웰리안맨해튼부동산 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실패해 전액 손실 처리했는데도 투자 담당자는 정직 2개월 정도의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고 안 의원은 꼬집었다.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은 "퇴직급여 지급 당시엔 형벌사항이 없어 정상 지급했으나 퇴직 후 재직 중의 비위 사실로 입건돼 퇴직금을 반납해야 하는 경우가 지난 8월 말 현재 659억원에 달한다"며 "회수대상 퇴직급여의 조기 환수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