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글로벌펀드 1000억짜리 2개 만든다

올 모태펀드 흑자 전환 힘입어
'과속 스캔들' 수익률 270%

영화와 게임,공연 등에 투자하는 문화산업 모태펀드 운용 실적이 정부의 투자 활성화 조치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 합작 프로젝트까지 지원하기 위해 총 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 2개를 새로 결성하기로 했다.

문화산업 모태펀드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자금 일부를 출자하고 한국벤처투자가 운영 중인 투자조합.29개 펀드에 5263억원 규모다. 한국벤처투자가 상반기 문화산업 모태펀드 영업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투자액이 24% 증가한 840억원에 달했고 당기순이익은 1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벤처투자가 운영 중인 특허부문 모태펀드의 투자실적은 7% 감소했고 제조업 및 정보기술부문 투자 실적은 5% 증가에 그쳤다.

주요 투자 작품으로는 '하모니''의형제''하녀''방자전''포화속으로' 등의 영화와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된 '퓰리처 사진전' 등이다.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데에는 문화부의 투자 활성화 조치가 한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민 문화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올초 모태펀드에 대한 정부의 출자비율 상한선을 30%에서 40%로 높이고 문화산업에 대한 의무투자 비율도 60%에서 80%로 확대하면서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모태펀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 '과속스캔들''해운대''국가대표' 등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과속스캔들'은 모태펀드 자금 16억원을 투자해 50억원을 회수,270%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가대표'는 100%,'해운대'는 40% 이상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모바일게임 '레전드 오브 마스터'의 수익률은 70%를 넘었고 뮤지컬 '삼총사'와 '햄릿' 등의 수익률도 20%를 웃돌았다.

문화부는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300억원을 출자해 총 66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기로 하고 최근 3개 사업자를 선정해 펀딩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콘텐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2개 조성하기로 하고 내년 중 1개를 먼저 결성한다. 글로벌펀드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합작 영화와 드라마,애니메이션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국내 콘텐츠 업체의 영세한 자본력을 극복하고 글로벌 제작과 마케팅 능력을 강화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100억원 안팎의 기존 펀드들은 국내 프로젝트에만 소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한계성을 지녔다.

김 과장은 "일본 경제산업성도 유사한 성격의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일본 정부와 연계해 글로벌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