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스팩, M&A 대상 좁혀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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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퓨쳐, 스마트폰·TV로최근 상장되는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후발주자로서 차별화하기 위해 인수 대상 기업군을 좁히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하이제1호, 태양광업체로 명시
19,20일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 부국증권의 부국퓨쳐스타즈스팩은 인수 대상 업종을 스마트폰과 스마트TV로 한정했다. 내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하이투자증권 하이제1호스팩은 태양광산업을 인수 대상 업종으로 명시했다. 지난달 상장한 키움증권의 키움제1호스팩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합병 대상을 찾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앞서 상장한 스팩들이 대부분 인수 대상을 '신성장동력 관련 기업'으로 뭉뚱그려 2차전지부터 녹색에너지,교육서비스,정보기술(IT)까지 폭넓게 제시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후발 스팩들은 인수 대상 기업군이 구체적인 만큼 기업인수 · 합병(M&A)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승원 키움스팩 대표는 "상장은 늦게 했지만 올초부터 준비해온 만큼 해당 분야에 인수 대상 기업이 나타나 합병 대상을 한정했고 M&A는 어느 스팩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뜨거웠던 스팩주 투자 열기가 하반기 들어 사그라들면서 뚜렷한 특징이 없으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만큼 다른 스팩들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부각시키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봤다"며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태양광사업에 적극 진출하는 점까지 부각시키기 위해 태양광산업을 인수 대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서 스팩을 내놓은 증권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한 중견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 상장 때 제시한 인수 대상 업종과 다른 분야에서 인수 기업을 찾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대상 기업군을 구체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곧 합병이 진행될 듯한 기대감을 주지만 실제로 그럴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