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기 지도부, 시진핑ㆍ리커창 '쌍두체제'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7명…2년 뒤 1945년 이후 출생자로 교체

5세대 지도부 구성 놓고 상하이방-공청단 주도권 싸움
중국의 차기 권력 예상도의 큰 틀은 '시진핑 국가주석-리커창 국무총리'다. 당초 리커창 부총리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강력히 떠올랐었지만,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꼽히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시진핑 부주석을 대항마로 내세운 뒤 타협한 결과가 이들 양두체제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5세대 지도자로서 최고권력집단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누가 올라갈 것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2012년 10월 열릴 예정인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현재 상무위원 9명 중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를 제외한 7명은 고령으로 물러나게 된다.
◆2차대전 이후 출생자로 물갈이

2002년 당대회에선 1935년 이전 출생자가,2007년에는 1940년 이전의 상무위원이 모두 물러났다. 이 관례에 따르면 2012년엔 1945년 이후 출생자들로 상무위원이 채워진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군은 왕치산(王岐山 · 1948년생) 부총리,리위안차오(李源潮 · 1950년생) 중앙 조직부장,왕양(汪洋 · 1955년생) 광둥성 당서기,보시라이(薄熙來 · 1949년생) 충칭시 당서기,후춘화(胡春華 · 1963년생) 네이멍구 당서기 등이다.

이중 왕 부총리는 공산당 원로인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사위로,보시라이 충칭시 서기는 '8대 혁명원로' 중 한 명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차남으로 혁명원로의 자제를 일컫는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보시라이 서기는 2007년 충칭시 서기로 부임한 뒤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며 국민적 인기가 치솟았지만,고위층 사이에선 인기에 영합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왕양 광둥성 서기와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리위안차오 당 조직부장은 후진타오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 직계다. 후 서기는 나이가 젊어 6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에 접근한 인물로 꼽힌다. 이 밖에 류윈산(劉雲山) 중앙선전부장,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당서기,장더장(張德江) 부총리,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당서기 등도 유력한 후보다.

◆태자당 · 상하이방 대 공청단 권력투쟁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2002년부터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장쩌민 국가주석이 물러나면서 자신의 계파인 상하이방 출신을 상무위원에 많이 임명,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정설이다. 2012년 당대회에서는 다시 7명으로 환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중국의 권력은 계파 간의 철저한 분배에 의해 분점된다. 현재 대척점을 갖고 있는 집단은 상하이방과 태자당 연합 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다. 상하이방은 장 전 주석이,태자당은 쩡 전 부주석이 리더다. 공청단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끈다. 시 부주석이 일단 후 주석의 후계자로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는 차기 상무위원과 정치국위원 임명을 놓고 이들 계파 간에 밀고당기는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부주석이 당초 작년 공산당 제17차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것도 계파싸움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태자당과 상하이방은 성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공청단은 분배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청단은 좌파로서 개혁적이고,태자당과 상하이방은 우파적 성향이 강하고 보수적이다. 그러나 공산당 집권의 구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생각이 일치한다. 그래서 중국지도부는 지금까지 대립 속에서 협력의 틀을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