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수출 내년에도 30% 줄인다

물량 급감으로 가격대란 불가피…첨단 전자제품 생산 차질 우려
중국이 내년에도 희토류 수출 물량을 크게 줄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희토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이를 사용하는 세계시장의 첨단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차이나데일리는 19일 상무부 공무원의 말을 인용,중국이 내년에도 희토류 수출량을 최대 30%가량 줄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희토류를 지금 추세대로 수출하게 되면 일부 품목은 15~20년 만에 고갈될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수출 물량을 추가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올해 희토류의 수출쿼터를 전년에 비해 40% 줄어든 3만258t으로 제한했다. 이 중 상당수가 상반기에 수출돼 하반기 수출 가능한 물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72% 줄어든 7976t에 그친다. 이에 따라 일부 품목은 1년 만에 가격이 10배나 뛰는 등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촉매변환장치에 쓰이는 세륨 산화물은 올 2분기만 하더라도 가격이 ㎏당 4.49달러였지만 지난 18일에는 40달러대까지 폭등했다.

희토류는 란탄 세륨 디스프로슘 등 17종의 원소를 일컫는 말로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각종 전자제품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저가로 희토류를 수출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 일본 등은 경제성이 떨어진 자국 광산을 폐쇄하고 값싼 중국산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다. 그 결과 중국의 희토류시장 점유율은 현재 95%까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내년에 희토류 공급을 30% 줄이게 되면 공급량은 2만여t으로 급감해 또다시 가격대란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1996년만 해도 4300만t으로 세계 매장량의 43%를 차지했지만 생산 확대로 지난해 말에는 2700만t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환경 보호와 희토류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등의 이유를 내세워 희토류 수출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장판 상무부 해외무역국 부국장은 이날 "중국은 내년 희토류 수출쿼터를 줄일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차이나데일리의 보도를 부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는 샤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내년에 희토류 수출을 30% 줄인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해 희토류 수출쿼터 감축안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