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0] '유로화 반대' 빔 퀘스터스 "재정 악화만 부채질할 뿐"

로버트 먼델 vs 빔 퀘스터스 '유로존 위기' 해법논쟁
유로존 국가들 경제적 격차 심해져 유로 시스템 붕괴될 수 있다

日 엔高 방어, 세계 경제에 상처
中, 위안화 정책 유연성 가져야 국제수지 불균형 해소
빔 퀘스터스 독일 보쿰대 교수(58)는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과 관련,"중국이 환율정책과 관련해 더 많은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퀘스터스 교수는 또 유로존 각 국가들의 재정 상태가 악화하고 경제적 격차가 벌어질 경우 유로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 우려가 많다. "유로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은 유럽통화동맹(EMU)의 관리체계와 관련해 향후 도출되는 합의에 달려 있다. 만약 '성장과 지속성 협정'이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뤄져 회원국들이 공공 예산을 통합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유로 시스템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상태가 악화된다면 유럽통화동맹은 깨질 수 있다. 각 국가들 사이의 경제 격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

▼독일은 유로 시스템으로 이득을 봤는가. 아니면 유로 시스템이 큰 이득 없는 값비싼 실험에 불과했나.

"순(純)경제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EMU를 발족한 것은 유럽 통합의 한 부분을 위해서였다. 이것은 독일에 이익이 된다. 하지만 규정이 바뀌어 독일이 조약들을 위반한 EMU 회원국들을 위해 상당한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독일이 유럽 재정위기 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독일 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가입하는 것과 융자를 받는 데 있어 엄격한 조건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

▼독일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독일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도는 등 매우 좋은 상태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도와주는 유럽의 파워엔진으로 불리고 있다. 경제위기 이전에 실시했던 공공 예산 통합과 노동시장 개혁 덕분에 독일은 비교적 경제적으로 좋은 상황에 있다. "

▼2분기 독일 수출이 크게 늘었고 국내총생산 증가율도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이런 상승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2분기와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 독일 경제의 강점은 높은 국제 경쟁력이다. 반면 비교적 저조한 국내 수요는 약점으로 꼽힌다. 고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 · 중국 간 환율전쟁 전망은.

"중국은 환율정책과 관련해 더 많은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유연성이 국제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환율전쟁은 세계 경제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다. 서로에게 타격을 주는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환율전쟁은 막아야 하며,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평가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대세를 거슬러 움직일 때 그렇다. 현재 위험한 것은 다른 국가들이 (일본처럼)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1929년 대공황 이후에도 있었고 세계 경제에 상처를 입혔다.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경쟁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

▼미국과 비교할 때 독일 금융계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방안인 바젤Ⅲ는 미국보다는 유럽과 독일에 더 큰 도전이며 과제다. 독일의 금융 시스템은 매우 세분화돼 있다. 다만 미국과 달리 부동산과 금융위기를 겪지 않은 점이 독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