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18원 '널뛰기' 환율…1126.9원 마감


환율이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왔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내린 1126.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125.5~1144원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18.5원의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전일 중국 인민은행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 따른 충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중국의 기준금리가 2년 10개월 만에 인상되자 지난밤부터 국제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험자산 거래가 출렁거렸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예금금리를 2.25%에서 2.50%로,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6%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서울 환시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흔들리면서도 안정적인 거래 수준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장 초반 미 달러화 과매도에 대한 부담감 탓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환율이 손절매도성 물량 공급으로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장중 중국 증시의 낙폭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시장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환시 환율은 장 초반부터 큰 상승 압력을 받으며 전일종가보다 9.5원 급등한 1140원에 출발, 고점을 높이며 오전 한때 1144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9월 29일 장중 고점인 1148.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그러나 빠르게 진정세를 되찾으며 오름폭을 줄여갔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집중되고, 내림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도 낙폭을 축소하면서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장 초반 쇼트커버성(달러 재매입) 거래를 벌였던 역외가 매수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은행권의 추격 매도까지 가세하면서 환율은 1120원대 후반까지 밀려났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그동안 누적된 미 달러화 과매도에 대한 부담감을 확인하고 덜어내는 모습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37달러 중반까지 낙폭을 줄였으며, 다른 아시아 통화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반락세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추격 매도세가 주춤하면서 환율의 반락세는 한풀 꺾였다. 이후 1120원대 중후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장을 끝냈다. 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금리 인상의 영향력은 제한적인 듯하다"며 "다만 정책 기조 변경으로 이어지는 등의 추가적인 변화 조짐이 생긴다면 신흥국의 규제 리스크 등과 더불어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2포인트(0.71%) 오른 1870.4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5.62포인트(1.09%) 상승한 520.21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19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31분 현재 1.3780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1.30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