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악기 "고급화로 세계 빅3 진입"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

잇단 M&A…중저가 이미지 탈피
스페인 기타 업체 인수 추진도
"악기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유명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 · 합병(M&A)하는 것도 고급 악기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한 전략입니다. "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63 · 사진)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3월 고급 피아노 브랜드인 미국 스타인웨이의 지분 31.8%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스페인 소재 유명 통기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사전작업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2002년 삼익악기를 인수할 당시 국내외 악기업체들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였다"며 "악기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익 브랜드의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M&A 전략을 세웠다"며 "2002년 독일 벡스타인피아노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유명 메이커들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삼익악기는 작년엔 독일의 자일러피아노,올해는 스타인웨이를 인수하며 세계 악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김 회장은 선망의 대상이던 스타인웨이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에 대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10여년 전만 해도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것이 국내 업체에는 '꿈'이었는데 이젠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피아노 부문에서 당당히 '글로벌 빅3'에 올라선 것은 물론이고 지금은 이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스타인웨이 경영권 인수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영진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타인웨이 경영진은 지분을 3%만 보유하고 있지만 이 주식이 '황금주'(보유한 주식의 수량이나 비율에 관계없이 기업의 주요한 경영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여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고급 브랜드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현재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일으키고 있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 830억원보다 21% 정도 증가한 1010억원에 달할 것으로 김 회장은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작년의 두 배 수준인 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영업이익률 등 내실을 튼튼히 할 것"이라며 "현재 5%대인 영업이익률을 10%대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