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 "中 금리인상, 단기충격에 그칠 것"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인상과 관련해 우려보다는 경기연착륙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56%로, 1년 만기 예금금리는 2.50%로 모두 0.25%씩 인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0일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무엇보다 중국 경기가 연착륙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민은행이 경기가 연착륙했다고 판단한 뒤 금리를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돌연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시장 예상치 3.5% 상승)이 있고, 부동산 가격의 반등을 먼저 통제하기 위한 조치(9월 부동산 가격 전월비 0.5% 상승)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는 "향후 물가와 자산가격(특히 부동상)의 변동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위안화 절상 압력 가중 및 해외 투기 자금 유입 등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더 이상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과거 경험을 보면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며 시장의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일시적인 충격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2000년 이후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추이를 보면 금리인상 후 이전보다 상승세가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의 흐름도 상하이종합주가지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과거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이유는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 전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시장참여자들에게 금리인상의 신호를 미리 주었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미국의 정책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신흥국의 고금리는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로 풀리는 유동성을 유인할 수 있는 미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 증시의 경우 10월 이후 단기적으로 15% 이상 상승했고, 에너지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가 많았기때문에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단기적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이후에도 중국 정책당국이 위안화 절상 폭을 현재와 유사하게 용인한다면 유동성 랠리 기대감을 크게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금리인상 이후 위안화 추이를 금융시장이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정현영 기자, 한민수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