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쇠고기 300g에는 4500ℓ의 물이…

미래를 여는 소비 | 안젤라 로이스턴 지음 | 김종덕 편역 | 다섯수레 | 144쪽 | 1만2000원
식품경제학자 프랜시스 무어 라페는 "쇠고기 스테이크 10파운드(4540g)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은 한 가족이 1년 내내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쇠고기 300g의 스테이크를 생산하려면 물 4500ℓ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오늘날 북아메리카에서는 상당한 양의 물이 소 사료를 재배하는 데 들어가고,그 결과 중서부와 대평원의 지하수면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미래를 여는 소비》는 이처럼 현대사회의 무분별한 소비 실태를 지적하면서 이 같은 소비가 인간을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편역자인 김종덕 경남대 교수는 사단법인 슬로푸드문화원 부이사장,평택농업희망포럼 이사를 맡고 있는 사회학자다. 저자는 쇼핑 중독을 부르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판매를 부추기는 효율적인 쇼핑 환경이 소비중독증인 어플루엔자를 증가시키는 실태를 지적한다. 또 이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풍요로운 소비를 위한 에너지 사용 증대,지속이 불가능해진 현대 농업,끝없는 소비가 초래한 쓰레기 문제 등을 두루 지적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것은 일상의 실천이다. 저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소비하고 고기 섭취를 줄이거나 공정무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