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영화 '비싸 보여도 사라'…기관 연출에 애널 각본?

개인투자자 A씨(35)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을 고려해 미리 투자해 놓은 한국정밀기계 넥센타이어 S&T대우 등이 최근 연일 급등세를 보이자 분할매도해 많은 이득을 챙겼다.

A씨는 그런데 이들 종목을 모두 매도한 뒤에서야 '사야한다'고 말하는 기업분석 임무자(애널리스트)들의 분석리포트를 잇따라 접했다고 한다. 그는 '너무 빨리 팔았구나'하고 후회도 했지만, 오히려 매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 중인데 '비싸 보여도 사야하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정밀기계 넥센타이어 S&T대우 등은 요새 단기급등하며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거나 연중 저점대비 두 배 가까이 뛴 상장사들이다.

애널들은 '비싸 보여도 이들 종목은 사야한다'는 요지의 '매수'를 권하는 분석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고, 모두 첫 분석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은 공교롭게도 1~2주 전부터 이들 종목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중이다.

애널들은 물론 이들 상장사의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기 때문에 '매수' 추천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한국정밀기계에 대한 첫 분석리포트를 쓴 한 증권사 애널은 현재 주가가 3만6000원 정도이나 4만80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상승동력)이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기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저평가 매력'이 매수해야 하는 이유로 꼽혔고,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9100~9400원)대비 5000원 정도 비싼 1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앞으로도 48% 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주당 3만2400원선을 오가고 있는 S&T대우는 방산 및 자동차부품 등 주요사업이 괄목할 만한 실적개선을 이뤄낼 수 있으며, 1년 안에 4만100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또 다른 애널은 분석했다.통상 애널의 '매수' 리포트는 기대수익률이 코스피(KOSPI)대비 10~30% 이내, 적극매수(Strong Buy)는 30% 이상, 보유(Hold)의 경우 코스피대비 -10%에서 10%의 수익률이 가능할 때 각각 제시된다.

'쌈짓돈'으로 싼 주식을 찾아다니는 개인투자자들이 앞으로 이들 상장사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