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광주 중화요리 전문점 '홍궁'…작은 음악회 통해 주민 밀착 마케팅

주말마다 점포앞에서 색소폰 공연
12가지 재료 넣은 해물짬뽕맛 일품
지난 주말 광주시 중흥동의 중화요리 전문점 '홍궁(紅宮)' 앞에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색소폰과 오카리나 연주자 2명이 공연을 펼쳤다. 인근 거주민들과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 약 60명은 점포 앞에 마련된 파라솔 테이블과 나무 의자 등에 앉아 공연을 감상했다. 사거리 코너여서 지나가는 차들도 창문을 내리고 공연을 바라봤다. 정길도 홍궁 사장(54 · 사진)은 "아마추어 연주가들을 불러와 매주 토 · 일요일 오후 6~9시 색소폰 오카리나 아코디언 하모니카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며 "인근에 여가를 즐길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지역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광둥 · 쓰촨식 요리를 선보이는 홍궁은 원래 2007년 주월동에 터를 잡았다. 폐업한 예식장이 빠져나간 자리에 입주해 초기에 140만원이었던 하루 매출을 370만~40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개인 사정으로 지난 5월 중흥동에 384㎡(약 116평) 규모 매장으로 옮겨왔다. 이곳은 신도심이 상무지구로 옮겨가면서 침체되고 있는 상권이다. 때문에 하루 매출은 다시 75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가 지금은 320만원까지 올랐다. 정 사장은 지역 밀착 마케팅에 주력했다. 주말마다 지역 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연다. 매일 오전 10시30분~낮 12시,오후 3~5시를 '개방 시간'으로 정해 이 시간에 지역 주민들이 방문하면 음식을 주문하지 않아도 차를 무료로 준다. 그는 "공동화(空洞化)가 진행되는 상권에서는 지역 주민과 유동인구를 함께 잡아야 한다"며 "매장을 지역민들의 휴식처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는 엘리베이터에 방향제 분사기를 설치해주는 대신 부녀회 허가를 받고 포스터 광고물을 붙였다. 고객 관리를 위해 응모권을 추첨해 홍궁 식사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표 메뉴는 '삼선해물짬뽕'(7000원)이다. 화순영농조합에서 공수해온 아스파라거스를 넣은 것이 특징.정 사장은 "아스파라거스에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풍부해 시원한 맛이 나고 해장에도 좋다"며 "이 밖에 복어살 희모가리비 건해삼 새우 등 12가지 재료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스파라거스는 삼선해물짬뽕 외에도 황제짬뽕 팔진잡탕밥 팔보채 등 11가지 음식에 들어간다. '홍궁육품냉채'(대용량 기준 6만원)도 추천 메뉴다. 쇠고기아롱사태와 송화단(삭힌 오리알),해파리,새우,관자,전복 등을 야채와 새콤달콤하게 무쳤다. 정 사장은 "겨울메뉴로 매생이우동과 통영굴짬뽕을 추가할 것"이라며 "매일 아침 각하동 도매시장에서 사온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인테리어는 중국 느낌이 나도록 주로 붉은색과 금색으로 꾸몄다. 한쪽 벽면에는 빔 프로젝터로 중국 사람들이 전통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는 영상을 틀어준다.

정 사장은 연내 2층에 100석 규모의 연회장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내년 말까지 하루 매출을 700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상무지구나 수완지구 등 광주시내 번화가에 2호점,3호점을 출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062)419-7788

광주=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