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시장 결정적 환율' 이행 합의

[한경속보]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각 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 결정적(market determined) 환율’ 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자제키로 했다.과도한 대외 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sustainable) 수준’으로 유지해나기로 합의했다.또 2012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까지 신흥개도국과 과소대표국으로 IMF 쿼터(지분율) 6% 포인트 이상을 이전 완료키로 했다.

23일 경주에서 폐막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코뮈니케(공동성명서)를 이날 오후 5시에 발표했다.환율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G20 경제 수장들은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 정상회의 선언에 나오는 ‘시장 지향적(market oriented) 환율’이라는 표현을 강화해 시장 결정적이라는 표현을 썼다.각 국의 이익만을 위한 지나친 통화 절하 등은 보호무역주의만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해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을 지향하자는 대승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상수지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제한하도록 하자는 미국의 주장은 다소 완화된 형태로 합의에 이르렀다.구체적인 수치 폭을 빼고 ‘지속가능한 수준’이라는 문구로 대체해 중국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다.경상수지 폭을 제안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통화 절상과 절하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중국 일본 등 상당수 국가들이 처음에는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의장국인 한국의 설득과 중재로 수정 합의에 이르는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문제에 대해서 미국 등 선진국의 주장이 많이 받아들여진 대신 국제금융기구 개혁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 등 신흥국의 입장이 많이 반영됐다.이른바 환율과 IMF 쿼터의 ‘빅딜’이 어느정도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선진국에서 신흥국 등으로의 IMF 쿼터 6%포인트 이상 이전을 2012년 연차총회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기존 5%포인트에서 1%포인트가 많아진 것이다.또 2013년 1월까지 변화된 경제력 비중을 반영한 추가 쿼터 이전을 논의해 2014년까지 실행키로 했다.IMF 유럽 이사수를 2명 줄여 신흥국의 대표권을 높이기로 했다.한국이 주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해서 G20은 IMF 대출제도 개선을 환영하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추가적인 작업을 지속해줄 것도 IMF에 요청했다.개발 이슈 역시 개발도상국의 포용성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G20 개발 워킹그룹의 다년간 행동 계획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 바젤위원회 등에서 마련한 새로운 은행 자본 및 유동성 체계를 환영하고,이를 합의한 기한 내에 완전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 발생시키는 리스크를 축소시키고,‘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안정위원회가 제안한 정책 체계와 작업 절차 등도 채택키로 했다.

경주=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