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살찌우는 가을] 룹스‥계획은 느슨하게 원칙은 확고하게…성공하는 기업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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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채트ㆍ스티븐 런딘 지음같은 중소기업이지만 어떤 회사는 성공하고 다른 회사는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룹스:성공하는 중소기업의 7가지 비밀》은 기업가가 되려는 청년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화적으로 풀어낸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주인공 토니는 지도교수가 내준 색다른 기말시험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가가 알아야 할 교훈에 눈을 뜬다. 책은 이 과정을 여름방학 12주 동안 주변 중소기업가를 연구하는 과제라는 형식으로 흥미롭게 설명한다.
유영만 옮김
케이디북스
232쪽ㆍ1만3000원
토니는 고객에게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과 기업가를 찾아가 직접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성공 비결인 '7가지 루프'를 알게 된다. 루프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이를 통해 형성되는 고객과의 관계를 모두 뜻한다. 이제 기업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로 승부하는 시대를 넘어 고객과 어떤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시대다. 고객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더 이상 필요에 의해서만 구입하지 않는다. 자신의 꿈과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이다. 제1루프는 '신명 에너지가 넘치는 체험지대를 조성하라'는 것.스타벅스는 커피라는 상품 자체보다 고객이 커피를 마시면서 느끼는 독특한 체험을 판다. 상품과 서비스 수준이 비슷하다면 색다른 스토리를 담아서 그것을 체험해 주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 제2루프는 '이기는 문화,비전의 순간을 체험하면서 이기는 문화를 구축하라'는 것.직원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에 동감할 때 이기는 문화가 조성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어 '루프 그룹과 함께 비즈니스의 기본 원칙을 잊지 마라''복잡한 프로세스를 표준화시켜라''어제와 다르게 끊임없이 혁신하라''불확실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라''스스로 롤 모델이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라' 등의 루프를 제시한다.
기업의 원칙이 흔들리면 직원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혼란을 겪게 되고 결과적으로 믿을 수 없는 기업으로 고객에게 인식되기 쉽다. 또 복잡한 프로세스를 표준화시켜 일관성을 보장하면 구성원들이 이른 시간 안에 전문성을 갖게 해 준다. 누가 언제 어디서 만들어도 맥도날드 햄버거 맛이 일관된 것은 표준화된 매뉴얼을 가르치는 맥도날드 햄버거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려면 완벽한 계획보다 느슨한 계획을 수립해 상황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 최고경영자의 판단이 중소기업의 사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리더가 갖춰야 할 롤 모델로서의 모습은 더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