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社名' 때문에 울고 웃고

이랜드서 인수한 C&우방랜드
태광그룹 아닌 태광 주가 약세
한국석유는 석유公 덕에 급등
다른 종목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가에 희비를 겪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없이 성급하게 뛰어드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의 C&우방랜드는 최근 C&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엉뚱한 불똥을 맞았다. C&우방랜드는 지난 3월 이랜드그룹에 인수돼 현재 C&그룹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21일 임병석 C&그룹 회장을 체포하고 C&그룹 본사와 계열사 압수수색에 나서자 C&우방랜드는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사명을 '우방랜드'로 변경하는 안건이 통과됐지만 한발 늦은 셈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태광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산업 계열사 아니냐는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다. 태광은 부산 송정동에 본사를 두고 배관자재와 관이음쇠 등을 만드는 회사로 태광산업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증권사들도 하반기 수주 증가 등을 이유로 태광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태광산업 수사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 태광 주가는 7.84% 하락했다. 회사 측은 투자자들의 쏟아지는 항의전화에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가 없다며 울상이다.

태광은 예전에도 비슷한 고초를 겪은 적이 있다. 2008년 11월 검찰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세종캐피탈을 압수수색하자 태광 주가는 2% 이상 상승세에서 3.59%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비슷한 사명으로 의외의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다. 한국석유공업은 지난 8월1일 한국석유공사가 이라크 북부에서 원유 시추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한국석유는 아스팔트 가공 및 판매업체다. 지난 4월에는 김동진 전 현대 · 기아차그룹 부회장이 반도체 설계업체 씨앤에스의 경영권을 사들이자 폐쇄회로 TV업체인 씨앤비텍의 주가가 덩달아 올랐다. 증권가에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사명을 검색할 때 씨앤비텍이 먼저 나와 주문 실수 사례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같은 달 컴퓨터시스템업체 케이씨에스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하자 케이씨피드 역시 동반상승했다. 케이씨피드는 배합사료 제조업체로 케이씨에스와 관련이 없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투자 대상기업이 누구 소유이고 언제 경영권이 바뀌었는지는 투자 판단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