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스타벅스ㆍ포드의 '소셜 마케팅'…고객을 '팬' 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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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新경제 성장 위한 경영전략'마케팅 비용의 50%가 잘못 쓰이고 있다는 건 안다. 문제는 어디가 잘못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
디지털시대의 마케팅 전략
마케팅 담당 임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작년 한 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약 1조달러.산업 전체의 시설투자 금액에 육박하는 규모다. 기업들은 공장이나 설비 투자에 필요한 비용은 엄밀한 사업성 검토를 통해 집행한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은 '제품별 수익에 따라 일정 비율을 배정한다'는 원칙에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마케팅 투자의 효과가 시장상황,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등 정성적(定性的) 변수들에 영향을 받아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국 내 주요 기업의 78%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미디어,바이럴 마케팅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수단 증가도 분석의 어려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미국 내 유명 75개 소비자 브랜드를 대상으로 과거 5년간 사용된 마케팅 비용의 항목별 효과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통적으로 믿어왔던 마케팅 비용 집행 원칙들의 실제 설득력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최소 30%의 마케팅 비용이 전혀 효과가 없는 곳에 쓰이고 있었다.
◆전통적 마케팅 원칙의 허점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 매출이 늘어난다는 기존의 생각은 실제 분석 결과 다르게 나타났다. 매출의 20~25%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쓴 브랜드와 30~35%를 쓴 브랜드 간 매출 증가 차이는 없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광고점유율(share of voice)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 역시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광고비용이 높은 회사는 광고를 통한 매출 증가분이 추가 광고비용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문 TV 인터넷 등 여러 미디어를 활용하기 위해 미디어별 평균 비용을 줄이는 경우 매출 증가율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존 관념도 다르게 나왔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단위 비용당 매출 증가율이나 투자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진율에 따른 투자 원칙과 관련해서도 마진율 50% 이하 브랜드에 투자하는 것이 마진율 50% 이상 브랜드보다 매출 및 마진 증가율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대,새 전략 필요하다
이렇듯 전통적인 방법의 신뢰가 낮아지는 가운데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수단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에 초점을 둬야 할까. 첫째,마케팅 효과성 모델(ROCI · return on commercial investment)의 개발이다. 여기에는 각 기업이 처한 산업 및 브랜드 성숙도,디지털 미디어 노출 정도 등이 반영돼야 한다. 마케팅 효과성 모델 수립은 데이터 축적 및 분석 수단 수립 등에 1~2년 이상의 노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소니는 이미 3년 전부터 이 모델 개발을 통해 미국 내 플레이 스테이션 마케팅 비용의 30%를 절감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프랑스 통신업체 오렌지(Orange),NTT도코모,디올 등 전 산업의 주요 업체들도 이 모델을 통해 마케팅 투자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 마케팅 장치의 적극적 관리다. 양방향성 및 불특정 다수의 오피니언 리더가 존재하는 소셜 미디어는 많은 기업이 부작용을 염려해 적극적인 활용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진정한 '팬'을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스타벅스는 맥도날드와의 커피 전쟁에서 고객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타벅스 관련 개선 아이디어를 논의하게 하고,이를 적극 실행해서 고객의 로열티를 증대시키고 있다. 포드는 젊은층 타깃 모델인 피에스타(Fiesta) 모델을 100명의 고객에게 시승하게 한 뒤 경험을 페이스북,트위터,플리커 등에 올리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셋째,디지털 마케팅 및 마케팅 역량 강화에 대한 자원 추가 집행이다. 디지털 마케팅 효과가 검증될 때까지는 전통적 마케팅 비용을 축소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즉시성과 개별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디지털 마케팅의 특성상 전통적으로 외부 마케팅 에이전시가 해왔던 역할 중 많은 부분에 대해 기업 내재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한 향후 2~3년간은 정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노력을 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는 분명히 확대될 것이다.
최인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