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진의 World Biz] 콜라로 러브샷…맥도날드 결혼식

지난 10일 중국 쓰촨성 더양시의 거리에 고원 지대에 서식하는 야크(yak)가 등장했다. 결혼식을 위해 윈난성의 샹그릴라에서 공수(空輸)된 하얀색 야크는 신부(新婦)를 태우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 앞에는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갈 때 타고 갈 470만위안(약 7억9000만원)짜리 검은색 애쉬튼 마틴 스포츠카가 주차돼 있었다. 숀 코네리가 007 영화에서 몰았던 모델이다. 야크 빌리는 값 10만위안(약 1600만원)을 비롯해 이날의 결혼식 비용만 160만위안(약 2억7000만원)에 달했다.

중국 일간 글로벌타임스가 전한 결혼식 풍경이다. 하지만 호화판 결혼식만 바라보면 급성장하는 중국 결혼시장에서 틈새를 놓칠 수 있다. 맥도날드는 먼저 홍콩에서 이 틈새를 찾았다. 내년부터 홍콩의 3개 점포에서 결혼식 서비스를 본격 제공하기로 하고 최근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이미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의 반응도 괜찮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예약전화가 밀려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맥도날드 측은 "비용이 400달러(약 44만원)로 저렴한 게 장점"이라며 "사과파이로 케이크를 만들고 술 대신 음료로 건배를 하고 프렌치 프라이로 키스를 유도하는 행사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웨딩플래너로 역할에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무엇이 그런 자신감을 만들었을까. 맥도날드 홍콩법인의 홍보담당자인 청위엔링은 "연인들은 데이트를 했던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한다"며 "거기서 비즈니스 기회를 봤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양식 결혼에 대한 신선함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신혼부부의 부담이 커지면서 결혼식 예산을 1만위안(약 160만원) 이내로 잡는 절약형 결혼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중국일간 금화만보).맥도날드의 결혼식 마케팅이 중국에서도 먹혀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결혼식이 창출한 소비는 6000억위안(약 101조3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에선 틈새도 큰 시장이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