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공간, 영국 도시 재개발사업 설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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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밍엄 '빅시티플랜' MOU국내 건축설계 업계가 영국의 대규모 도시개발 설계 시장에 진출한다. 건축 선진국인 유럽에서 진행되는 대형 개발사업 설계에 국내 업계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의 건설업계를 상대로 공사발주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설계 · 공사 연계 수주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설계 능력 선진국서 첫 인정
시행사 대표 한국계 필립 윤씨
한국 건설社 공사 수주도 관심
◆영국 버밍엄 재개발 설계 참여건축설계업체인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25일 영국 버밍엄시의 디그베스 지역 도시재생사업(재개발사업)의 설계에 참여키로 하고 시행사인 더월드엑스죤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우는 850여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한 대형 업체로 지난해 매출 · 기술력 1위에 올랐다. 미국 건설전문지 ENR로부터 세계 설계업체 11위에 선정됐다. 공간은 1960년 '김수근 건축연구소'로 출발한 최장수 설계업체로 디자인 부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디그베스 재개발사업은 현재 영국 전문설계업체가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으로 공간과 삼우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시설계를 담당한다. 실시설계는 도시기본계획인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단지 계획,건축물 등 세부내용을 설계하는 것으로 전체 설계에서 90%가량을 차지한다. 디그베스 재개발 사업은 버밍엄시의회와 민간 시행업체인 더월드엑스죤그룹이 함께 추진하는 민 · 관공동사업이다.
1,2차로 나눠 진행되며 1차 단지는 내년부터 추진된다. 1차 사업은 36만6667㎡의 부지에 7조~8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8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예상 건축설계비는 8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전체 부지 20%를 버밍엄시의회가 제공하고 나머지는 시행법인인 팰리언트엑스죤사가 일괄 매입해 사업을 추진한다.
1차 사업에선 하천 재생공사를 비롯해 야외 아이스링크,모터 레이싱 코스,버밍엄 수요의 25%에 해당하는 주택 6500~9000채,최고 높이 200m의 호텔 · 상업용 빌딩이 지어진다. 인터내셔널 패션센터,현대미술관, 한국기업 유치를 위한 한국비즈니스센터(3만8000㎡),상업 · 문화 · 업무 · 교육시설 등도 들어선다. ◆공사수주로 이어질까
영국 제2의 도시인 버밍엄시는 최근 도시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2026년까지 9개 지역의 시가지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빅시티 플랜'을 진행 중이다. 디그베스 재개발도 빅시티 플랜에 포함된 사업이다.
시행사인 더월드엑스죤그룹의 필립 윤 회장은 "1차 재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80만4355㎡의 부지를 개발하는 2차 사업에 대한 설계권도 한국 설계업체에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3~4월 쯤엔 한국 일본 등의 메이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공사 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실시설계를 한국 업체들이 따냄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이 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더월드엑스죤그룹 회장 겸 사업시행사 펠리언트엑스죤의 대표인 필립 윤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유럽 등지에서 도시개발사업관리(PM)와 전력기술 수출 등을 벌여온 사업가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