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명품 초고층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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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 다니는 아들은 평소 갖고 싶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 첨단 전자제품이 있으면 체험은 물론 구매도 할 수 있는 제품 홍보관을 가끔 찾는다. 서울 강남의 한 전자제품 홍보관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디지털 교육 등 문화행사까지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서울 압구정동이나 명동에 생기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특정 상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으로,소비자들이 다양한 체험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단순히 집을 판매하는 홍보 수단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수준 높은 갤러리가 마련되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한 것도 마찬가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도시 내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위해 상업적 · 예술적으로 연출한 공간을 제3공간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1990년대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중요한 판매 촉진 요소로 보면서 생겨난 말이다. 편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제1공간,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실내 배치와 세련미가 느껴지는 근무공간을 제2공간이라고 칭한다. 도시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제3공간은 눈에 띄는 볼거리로서 기념비적인 랜드마크적 요소와 사람들을 안에서 많이 돌아다니게 하고 다양한 구성 요소를 묶는 주제가 있어야 하며,대중을 자극해 끌어당기는 매혹적인 요소를 갖춰야 한다. 현대 도시에서는 제3공간이 점점 거대해지고 비정형의 형태로까지 경쟁을 벌이는 추세다. 새천년을 기념해 런던의 템스강변에 세워진 놀이기구 런던아이가 영국의 대표적 상징물이 됐고,중국은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과 수영장 등 첨단 시설물을 건설,세계인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올초 두바이에 준공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칼리파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제3공간 만들기'를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빌딩 건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측면만 부각시킬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경우 1980년대 후반에 추진됐던 서울 도곡동과 테헤란로의 초고층 사업이 정부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축소됐다. 다음 달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리는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코엑스빌딩)도 현재의 54층이 아닌 100층으로 초고층화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더해진다.
근래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변 교통 혼잡,특혜 시비 등으로 초고층 빌딩 건립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초고층 빌딩을 보는 시각을 도시 제3공간 연출에 바탕을 둔 체험마케팅의 장소이자 세계 도시 간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글로벌시대에 요구되는 도시마케팅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이해되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우리도 서울 부산 인천 등에 세계적인 명품 초고층 '그린 · 스마트 · 세이프 슈퍼톨 빌딩(GSSST)'을 갖게 될 때,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적 자산이자 G20에 걸맞은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필원 < 초고층복합빌딩 사업단장 pwlee@rist.re.kr >
최근 서울 압구정동이나 명동에 생기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특정 상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으로,소비자들이 다양한 체험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단순히 집을 판매하는 홍보 수단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수준 높은 갤러리가 마련되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한 것도 마찬가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도시 내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위해 상업적 · 예술적으로 연출한 공간을 제3공간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1990년대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중요한 판매 촉진 요소로 보면서 생겨난 말이다. 편리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제1공간,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실내 배치와 세련미가 느껴지는 근무공간을 제2공간이라고 칭한다. 도시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제3공간은 눈에 띄는 볼거리로서 기념비적인 랜드마크적 요소와 사람들을 안에서 많이 돌아다니게 하고 다양한 구성 요소를 묶는 주제가 있어야 하며,대중을 자극해 끌어당기는 매혹적인 요소를 갖춰야 한다. 현대 도시에서는 제3공간이 점점 거대해지고 비정형의 형태로까지 경쟁을 벌이는 추세다. 새천년을 기념해 런던의 템스강변에 세워진 놀이기구 런던아이가 영국의 대표적 상징물이 됐고,중국은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과 수영장 등 첨단 시설물을 건설,세계인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올초 두바이에 준공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칼리파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제3공간 만들기'를 글로벌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빌딩 건설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측면만 부각시킬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경우 1980년대 후반에 추진됐던 서울 도곡동과 테헤란로의 초고층 사업이 정부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축소됐다. 다음 달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리는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코엑스빌딩)도 현재의 54층이 아닌 100층으로 초고층화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더해진다.
근래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변 교통 혼잡,특혜 시비 등으로 초고층 빌딩 건립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초고층 빌딩을 보는 시각을 도시 제3공간 연출에 바탕을 둔 체험마케팅의 장소이자 세계 도시 간의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글로벌시대에 요구되는 도시마케팅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이해되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우리도 서울 부산 인천 등에 세계적인 명품 초고층 '그린 · 스마트 · 세이프 슈퍼톨 빌딩(GSSST)'을 갖게 될 때,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적 자산이자 G20에 걸맞은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필원 < 초고층복합빌딩 사업단장 pwlee@rist.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