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허가 규제 '원칙허용 예외금지' 조속한 실행을

정부가 인 · 허가 관련 규제의 기본 틀을 '원칙 금지 · 예외 허용'(포지티브 방식)에서 '원칙 허용 · 예외 금지'(네거티브 방식)로 전환키로 했다. 규제의 일대 혁신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 그동안 과도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원인이었음을 감안하면 일자리 창출이나 기업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 또한 틀림없다.

법제처가 어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표준산업분류 기준상 전 산업의 50.2%에 진입규제가 있고, 인 · 허가의 99%가 '원칙 금지 · 예외 허용' 체계로 돼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창업이나 투자 활동 등에 얼마나 큰 불편을 겪어왔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왔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중소상인이나 청년 등 사회적 약자가 출발선에서부터 공평한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정부는 개선 대상인 총 372건의 법령 중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이 필요한 것은 내년 6월까지, 법률 개정 대상은 내년 말까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원칙금지에서 원칙허용으로 바뀌는 것이 200건, 관련 규제가 아예 폐지되는 것이 27건, 신고 및 등록으로 전환되는 것이 15건 등이다. 또 인 · 허가 요건은 최소한만 남기는 한편 인 · 허가 기간을 법에 명시하고 기간내 응답이 없으면 바로 허가된 것으로 인정키로 했다. 예를 들어 학교시설 건축의 경우 앞으로는 20일 내에 승인 여부 통보가 없으면 자동적으로 승인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관건은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실행으로 옮겨지느냐에 달려 있다. 규제 완화가 파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기득권 집단이나 공무원들의 반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과감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의료 산업 등 유망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외국인 투자 유치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27건의 인 · 허가가 폐지되는 것만으로도 221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법제처의 설명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