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0 개막] 한국 '인재개발 경쟁력' OECD 31개국 중 20위

한경·서울대·직능원 공동조사…민간 교육투자 1위지만 대졸자 취업률 30위 그쳐
한국의 글로벌 인재개발 경쟁력이 3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20위에 그쳤다. 교육에 대한 민간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낮은 출산율과 취업률,정부 정책의 불투명성 등이 인재 양성과 활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0년 글로벌 인재개발(HRD)경쟁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조사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OECD 국가의 인재개발 경쟁력을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글로벌 인재포럼 2010' 마지막 날인 2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OECD 회원국의 출산율,취학률,외국인 학생 비율,교육 투자,세계화 수준,인재에 대한 국민의식 등 인재 환경과 관련된 물적 · 정신적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점수화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노르웨이가 72.26점(100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고 스웨덴(71.99점)과 스위스(69.38점)가 2,3위를 각각 차지했다. 주요국 중에는 영국이 10위(61.17점),미국 13위(58.03점),독일 14위(53.87점),일본이 16위(52.20점)였다. 한국은 48.03점에 그쳤다.

부문별 평가에서 한국은 민간의 교육 투자(1위)와 인재 양성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모험 및 도전 의식(1위) 등에서는 최고였다. 하지만 인적자원의 양을 측정하는 출산율(26위)과 인재 활용도를 재는 대학졸업자 취업률(30위)이 최하위권이었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지식재산권 보호(22위),노동시장에서의 여성 대우(24위),정부 정책의 투명성(23위)이 후진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비해 노르웨이는 조사 대상국 중 대졸자 실업률(1.3%)이 가장 낮았고,여성 인재 활용도는 가장 높았다. 특히 문화 및 세계화 지수 부문(사회에 대한 신뢰,공동체 의식,다양성 존중)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스웨덴과 스위스도 취업률과 경제활동인구 비율 등 통계적 수치는 물론 정책의 투명성,지식재산권 보호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이 높았다.

연구를 총괄한 오헌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한국인적자원연구센터장)는 "계량화된 지표 외에 사회 · 문화적 수준까지 유 · 무형의 인재 개발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국가별 순위를 매긴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글로벌 인재개발 경쟁력 보고서를 장기적으로 '한국판 IMD 리포트'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