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현대百, 4분기 실적 회복 vs 이익성장 둔화

현대백화점 주가가 26일 5% 이상 빠졌다. 전날 장후에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의 4분기 이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명예퇴직 위로금 지급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으로 올 4분기엔 전기 및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실적회복에 따른 주가의 상승여력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로 인한 실적회복을 근거로 꼽았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9월 일시적으로 둔화됐던 명품 매출신장률이 10월 현재 약 15%를 기록하고 있다"며 "명품판매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현대백화점은 4분기에 기대 이상의 이익을 낼 수도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류층의 안정적인 소비 지속과 본점 및 신촌점의 리뉴얼 효과 등으로 현대백화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2.3%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G20 회의에서 제시된 국가별 경상수지 관리 방안이 수출주 모멘텀(상승동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유통주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신규 출점 부담과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 하락으로 4분기 이후 이익 성장이 둔화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 등으로 올 4분기에는 실적이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되겠지만 내년에는 경쟁이 치열한 대구에서 신규점을 내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현대백화점의 이익 성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백화점 경기가 상반기에 이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현대백화점은 지난 3분기에 동일점포 매출증가율이 5.5%로 경쟁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현대백화점은 성숙점포 비중이 높아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 하락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HCN의 상장이 모멘텀이 될 수는 있으나 상장으로 인해 예상되는 이익 증가분이 400억원으로 현대백화점 현재 시가총액의 1.4% 수준에 불과해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