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시즌 2호골 터져

무릎 통증으로 잠시 침체에 빠졌던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시즌 2호골을 터트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박지성은 27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치러진 울버햄프턴과 2010-2011 칼링컵 4라운드(16강)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25분 천금같은 리드골을 터트렸다.

지난달 23일 스컨소프와 칼링컵 3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던 박지성의 칼링컵 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2호골로 최근 영국 언론을 통해 불거진 이적설을 잠재우는 귀중한 골이었다.

맨유는 박지성의 골이 터지고 나서 곧바로 동점골을 내줘 연장 승부가 예상됐지만 후반 35분 교체투입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후반 45분 귀중한 결승골을 꽂아 3-2로 승리해 칼링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지성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라벨 모리슨과 교체아웃됐지만 풀타임에 가까운 활약을 펼쳐 홈 팬들의 박수 속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해 챔피언인 맨유는 웨인 루니와 라이언 긱스를 비롯해 루이스 나니까지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페데리코 마케다를 원톱으로 가브리엘 오베르탕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또 지난 주말 정규리그 경기에서 결장했던 박지성은 왼쪽 날개로 선발출전해 오른쪽의 베베와 호흡을 맞췄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로 중앙 공격진을 구성한 맨유는 마케다와 오베르탕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아 짜임새 있는 공격을 하지 못했고, 울버햄프턴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내며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박지성도 측면에서 중앙으로 볼을 배급해주는 역할에 집중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맨유의 공격력에 기름을 부은 것은 박지성이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박지성은 후반 9분 마이클 캐릭이 패스한 볼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받아 오른발 슛을 했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 다리에 맞고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맨유는 후반 10분 이적 이후 처음 선발출전한 베베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크로스한 볼이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대 속으로 빨려드는 행운을 맛보며 앞서갔다.

베베의 맨유 데뷔골이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4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조지 엘로코비의 헤딩 동점골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다시 공세에 나선 맨유는 후반 25분 박지성이 중앙선 부근부터 단독 질주하며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마케다를 향해 침투 패스를 내줬다.

하지만 볼이 수비수에 맞고 되돌아오자 박지성은 과감하게 페널티지역 정면 부근에서 왼발슛으로 울버햄프턴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시즌 2호골.
박지성의 골로 승리가 예상됐지만 맨유는 수비조직력이 흔들리며 후반 31분 울버햄프턴의 케빈 폴레이에게 또 한 번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 승부가 예상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35분 에르난데스를 조커로 투입했고, 백전노장의 작전은 적중했다.

에르난데스는 후반 45분 데런 깁슨이 중원에서 내준 빠른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치고 나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맨유의 칼링컵 8강 진출을 확정하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치열했던 90분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