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조정은 끝?’ 11월 상승 재개될 듯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최근 달러화 강세로 일시적인 조정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물은 달러화 강세로 전일보다 30센트 떨어진 온스당 133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6%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주 금 선물가는 달러화 상승으로 3.4% 떨어졌다”며 “7월초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투자자금 쏠림으로 폭등한 금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지만 11월 미국과 인도의 변수로 금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美 ‘추가 양적완화’와 印 ‘금 수요’가 요인
11월 금값 상승을 이끌 가장 큰 요인은 2일과 3일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 결정이다.

지난 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각국이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에 나서지 않기로 합의하며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미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실시하면 유동성이 풍부해져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금 수요는 늘어난다는 것. 이에 뉴욕 소재의 유로퍼시픽캐피털(Euro Pacific Capital)의 미첼 펜토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은 전 세계에 '달러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고 통보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투자자들은 다음 위기에 금과 원자재 상품 보유 같은 안전한 투자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최대은행 도이체방크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만약 불충분한 양적완화 조치로 미 경제성장을 더디게 한다면 금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고 예상보다 큰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다면 더욱 빠르게 달러가치가 하락해 금값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금값이 2000달러를 돌파하기 전까지는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금 소비의 25%를 차지하는 인도의 금 수요도 11월 금값 상승을 견인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5일은 인도인들이 서로 금을 선물하는 디왈리 축제다.

런던 UBS AG의 에델 툴리 애널리스트는 "온스당 1350달러에 육박하는 금 시세로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다“며 "다만 다음 달 시작되는 인도의 디왈리 축제로 금 수요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은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인도의 디왈리 축제가 금값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긴 힘들지만 일시적인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다”며 “금값 상승의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올해 온스당 1400달러는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돈을 벌면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금을 사는 인도의 전통적인 관습도 금값 상승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됐다.지난 달 2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 도심의 금 소비는 줄었지만 돈을 금으로 바꾸는 전통적 습관으로 농촌의 수요는 늘고 있다”며 “올해 인도의 곡물 생산이 1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