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실한 성장 지속…'더블딥' 우려 사라져

3분기 GDP 4.5% 성장…민간소비 등 내수 호조
설비투자도 6.3% 증가…"내년 이후 둔화" 목소리도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둔화됐지만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 우려는 거의 사라졌다. 전기 대비로도 0.7%의 성장률이라면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내년에는 고환율 효과도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성장세 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여전히 확장 국면"

김명기 한국은행 통계국장은 27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치는 낮아졌지만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로 1분기의 8.1%,2분기의 7.2%에 비해 떨어졌지만 지난 1,2분기 성장률이 기저효과로 특이하게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4.5%가 그리 낮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김 국장은 오히려 질적인 측면에선 이전보다 나아진 측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1~2분기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수출에 힘입어 성장했다면 3분기 들어선 내수 증가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3분기 내수는 2분기에 비해 1% 늘었으며 특히 민간소비는 1.3%나 증가했다. 반면 정부지출(정부소비)은 2분기에 비해 0.6% 감소했다. 성장 기여도는 전기 대비로 민간소비 0.7%포인트,정부지출 -0.1%포인트였다. 한은은 3분기 설비투자가 2분기에 비해 6.3% 증가했다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한은은 성장에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수출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성장에서 수출의 기여도는 2분기 3.7%포인트에서 3분기 1.0%포인트로 하락했다. 3분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에 대해선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수출은 10월 들어서도 일별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 국장은 "우리 경제는 장기추세선 위에서 나아가는 등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경기둔화 우려의 목소리도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한은의 평가에 대부분 동의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체적으로 3분기 성장률을 4% 안팎으로 내다봤었는데 4.5%라면 견실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상반기 수치에 끼어 있던 거품을 빼고 보면 3분기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내년에도 이 같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신 실장은 우선 "고환율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 달러 환율은 3분기 중 평균 1183원을 나타냈지만 최근엔 1110~1120원대로 내려왔다. 주요 20개국(G20) 경주회의에서 시장 개입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다 미국이 11월 중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하면 원 · 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유 본부장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주요국의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한은의 4.5%보다 낮은 3.8%로 제시하고 있다. 민간 연구소들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가동하더라도 세계경제의 흐름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