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 올라 한채당 3천만원 토해내는 건설사들

2년 전 대구·수원 미분양 속출
"웃돈 안 붙으면 계약 해지" 판매
올 입주 본격화…시세 '마이너스'
건설사 자금난 후폭풍 예고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서 주상복합 수성 SK리더스뷰 788채를 원가보장제로 분양한 SK건설은 최근 해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5월 분양 당시 내건 △준공 후 6개월 이내 자유 해약 보장 △계약 기간에 따라 원금의 5~10%대 이자 환급 등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와서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이지만 분양권 시세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어 해약 보장과 이자 지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중대형 주상복합아파트는 거래도 안돼 계약자 대부분이 해약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건설은 층 · 향 · 평형 등에 따라 6~30%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재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약속 시기 도래 시작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1~2년 새 내걸었던 프리미엄(웃돈) 보장제와 원가(이자 포함) 보장제가 부메랑이 되고 있다.

입주 시기가 다가왔지만 분양권 시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해약이 몰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건설사들의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보장제 방식 분양을 집중 도입한 것은 2008년부터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대거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이 발생하자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SK건설은 계약금 3000만원 환급과 함께 내년 4월 이후 환매 요청분에 대해선 이자로 최고 58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들 아파트의 입주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건설사들은 대부분 입주 때 또는 입주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으면 해약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B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중대형 면적들이 프리미엄 보장을 많이 했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중대형 가격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있어 내년부터 프리미엄 보장제의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할인 분양으로 대응

건설사들은 미리 할인 분양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 용이동에서 원가 보장제로 공급한 B건설은11월 입주에 앞서 53명 가운데 30여명의 해약 요청을 받고 즉각 환불을 실시했다. 울산 신정동에서 원금 보장제로 주상복합을 공급한 두산건설도 원하는 이들의 계약을 해지해 줬다. 전체 계약자의 90% 정도가 분양대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프리미엄 보장을 약속한 건설사가 워크아웃 대상 기업 등으로 분류돼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경우다.
워크아웃 상태인 동문건설은 2007년 말 수원 화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며 3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을 제시했다. 입주 때 정해진 프리미엄보다 시세가 밑돌면 납부 원금 1100만원을 되돌려 줄 것을 약속했다. 지난 7월 입주가 시작되자 100여명의 분양신청자들은 입주를 보류한 채 원금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동문건설은 분양가를 깎아주는 조건으로 입주를 유도하고 있다.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의 최광석 변호사는 "프리미엄 시세의 판단 기준이 애매한 데다 일부 건설사들이 프리미엄에 대한 해석 차이 등을 트집잡아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보장제를 둘러싼 집단소송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성근/대구=신경원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