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0] 세계 최고 '창업사관학교' 한국캠퍼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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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NASA가 지원하는 美 싱귤래리티大, 국내 대학·기업과 접촉
세계 최고의 '창업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 싱귤래리티대가 한국에 제2캠퍼스를 짓기로 했다. 역동적인 한국의 기업 및 기술환경을 바탕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할 벤처기업가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0'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호세 코르데이로 싱귤래리티대 교수는 28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두 번째 싱귤래리티대를 한국에 설립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했다"며 "인재포럼이 끝난 뒤에도 한국에 머무르며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르데이로 교수는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한국 캠퍼스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기업을 만들어내는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싱귤래리티대 설립 과정에 참여한 데 이어 교무 분야를 맡고 있는 코르데이로 교수는 첫 해외 캠퍼스를 한국에서 열기로 한 이유로 '역동성'을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를 제친 것에서 보듯 한국의 빠른 기술혁신 속도와 높은 역동성에 주목했다"며 "머지않아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과의 통일까지 감안하면 한국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코르데이로 교수는 "일본은 부유하지만 정체된 국가이며,중국은 싱귤래리티대가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에는 지나치게 경제 규모가 크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도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역시 고령화와 낮아지는 성장률 돌파구를 혁신적인 기업의 창업에서 찾아야 한다"며 "싱귤래리티대의 한국 캠퍼스 건립은 알맞은 시기(right time),알맞은 장소(right place)에서 알맞은 기회(right chance)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르데이로 교수는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주요 대학 외에 대기업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그는 "싱귤래리티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캠퍼스 부지를 제공받았고,구글은 학교 설립 당시부터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한국 내 주요 대학과 제휴를 맺는 한편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도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내에 자리잡은 싱귤래리티대는 10주간의 집중 교육 과정을 통해 지난해 40명,올해 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비가 2만5000달러(2820만원)에 달하는데도 올해 신입생 모집에 80여개국에서 1600여명이 지원,2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에 올랐던 고산씨를 비롯해 한국인 2명이 이 대학을 졸업했다. 코르데이로 교수는 "아직 학교가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내년 선발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창업전문가 집중 육성에 주력하는 커리큘럼이 알려지면서 노키아 등 유럽 기업들까지도 지원 의사를 밝힐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폭넓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이상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