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 공세' 본격화되나

현ㆍ선물 합쳐 1조2600억 매도…코스피, 닷새 만에 1900선 아래로
외국인의 대규모 현 · 선물 동반 매도로 코스피지수가 닷새 만에 1900선 밑으로 밀려났다. 내달 2일 미국 중간선거와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29일 24.92포인트(1.31%) 하락한 1882.9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3406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금융(626억원) 철강금속(617억원) 화학(587억원) 등 종이목재를 제외한 전 업종에 대해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9215억원을 팔았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18일(1조2787억원) 이후 최대다. 외국인 선물 매도로 선물가격이 하락하면서 프로그램으로 8460억원의 매물이 쏟아져나왔다. 삼성전자(-2.49%) LG전자(-2.84%) LG디스플레이(-2.53%)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은 줄줄이 하락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동반 강세를 유지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내주 FOMC의 양적완화 규모가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외국인 선물투자자들이 대거 매도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3분기 기업 실적 호조와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개선으로 국내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형 이벤트의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은 피하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리서치기획팀장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금융통화위원회 등 당분간 불확실성을 야기할 이슈가 많아 한국 관련 해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기대 이하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는 이날 주가 급락으로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