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 매각 공고] 금융위기로 미뤘던 산업銀·기업銀 민영화 '속도'

다른 은행들은
매물로 나온 외환은행은 호주 ANZ銀서 가격 협상 중…내달 중순께 결론날 듯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시 중단됐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민영화가 재추진된다.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외환은행도 매각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을 고려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민영화 및 지분매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 민영화 건은 갑작스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금융 부문을 미뤘던 것으로 이제는 다시 추진할 시기가 왔다"면서 "우리 경제도 회복된 만큼 금융위에서 구체적인 민영화 계획을 세워 로드맵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은행은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민영화될 예정이었으나 2008년 말 금융위기가 터지며 국책은행이 중소기업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 민영화 작업이 미뤄져 왔었다. 이후 산업은행은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돼 민영화 추진을 위한 하드웨어 개편은 완료된 상태다.

정부는 기업은행과 관련,소수지분을 먼저 매각한 뒤 정책금융공사의 중소기업 정책금융 체계가 정착되는지 여부에 따라 지배지분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간은행 중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외환은행의 경우 호주 ANZ은행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NZ은행은 외환은행 지분 매입을 위한 실사를 대부분 끝마쳤으며 내달 중순께 인수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ANZ은행의 자산규모는 4000억달러 정도이며 최근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이클 스미스 ANZ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한국을 방문해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가급적 빨리 결론이 나길 희망한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론스타가 4조원대의 가격으로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싶어하는 반면 ANZ은행의 매입 희망가는 3조원대여서 계약 체결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훈/유승호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