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눈치보기로 주말 마감…"외국인 관망세 지속"

29일 국내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가 예상된다.

다음 주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2일)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3일)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로 이틀 연속 혼조세를 보인 점도 외국인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외국인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관망세를 보이며 순매수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경주회의 전후 사흘간 평균 5000억원대의 '사자'를 외치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27일 836억원, 전날 5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도 외국인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며 시장 대응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주체인 외국인의 자금흐름이 FOMC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주 초반까지 시장 대응의 수위를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익 모멘텀(상승동력)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 속도조절 가능성을 높인다"며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익모멘텀이 긍정적이지 않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 중 지난 26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총 43개로 이중 '깜짝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20개에 불과하고, 절반이 넘는 기업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설명이다.그러나 미국 추가 양적완화 규모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차 양적완화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양적완화 규모가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가 외국인 투자자의 관망세를 유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생산과 소비, 주택시장 등 여러 분야가 1차 당시보다는 개선됐기 때문에 1차와 같은 규모의 정책적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2008년 말(11,12월) 미국의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 대비 평균 10.1%가 감소했으며, 산업생산은 8.5%가 줄었다. 반면 최근 2개월간은 소매판매액과 산업생산 평균 증가율이 각각 5.7%, 5.9%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추가 양적완화의 절대적인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단위금액당 효율성은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규모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단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