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i30' 해치백 자존심 회복할까


현대차 'i30'의 판매가 최근 주춤해졌다. 지난 두 달간 국내 판매대수는 고작 598대에 그쳤다. 이전에는 월 평균 1000대 이상 판매된데다 반응이 좋았을 땐 월 3000대 이상 팔려나간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i30의 '굴욕'이다.

i30은 그동안 국산 해치백의 대표주자로 군림해왔다. 2007년 첫 공개 이후 4년간 국내 소비자들에게 5도어 해치백을 알리는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유럽형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나와 '감각이 앞선 차'라는 평판을 얻기도 했다. 해치백 붐은 곧 i30의 인기와 맥을 같이 했다. 문제는 4년이란 횟수 동안 단 한 차례도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급 경쟁 모델인 기아차 쏘울이 새롭게 등장하고 신형 아반떼와 포르테가 변화를 추구하는 사이 i30은 기존 외형을 고집한 탓에 그 사이 많은 이들이 신형급 모델로 눈을 돌렸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무렵 i30 후속을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이 전면 바뀌는 완전 변경 모델이다. 이에 앞서 이달부터 리뉴얼한 i30를 내놓고 해치백 전성기를 이끈 i30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상품 개선 1.6 i30는 특별함은 덜하다. 동력 성능은 큰 변화 없고 얼핏 봐선 새롭다는 느낌도 없다. 신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올 5월 출시된 2011년형 i30에서 이미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이 기본 모델에 적용되며 편의사양이 대폭 보강됐었다. 이번에 바뀐 부분을 확인해보니 커스터마이징 내비게이션이 신규 선택품목으로 운영되고 사이드 & 커튼 에어백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해 안전성을 보강했다.

이밖에 야간 승차시 편의 및 안전성을 돕는 헤드램프 웰컴기능과 방향지시등 기능이 보완됐으며 후방주차보조시스템을 1.6 가솔린 디럭스 모델에도 확대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편의사양이 추가됐고 이제는 여성 고객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개선 모델의 시승을 위해 3년 만에 i30 시트에 앉고 페달을 밟았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도심 동부간선도로 구간에서 다시 한 번 i30의 운동 능력을 체험해봤다. 액셀 페달을 밟고 주행 속도를 높이자 최근 시승해 본 직분사 엔진의 신형 아반떼나 포르테 해치백에 비해 반응이 좀 둔하게 다가온다.

제원을 확인했더니 마력과 토크 차이가 났다. 신형 아반떼와 포르테 GDi의 최고출력은 140마력, 순간 가속력을 내는 토크는 17.0kg·m인 반면, i30는 124마력에 토크는 15.9kg·m다. 다만, 거친 운전을 삼가고 도심에서 편안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i30은 비교적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상품 개선 i30 1.6 가격은 1530만~2087만원이다. 등급별로 2011년형 i30 대비 30만원 인상됐다. 지난달 출시된 포르테 해치백 GDi와의 한판 승부는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