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클리닉] 쏟아지는 이색펀드 어떻게 볼까

올 들어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개선 덕분에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오히려 지수가 상승하면 이탈금액이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펀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새로운 투자 기회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기회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피지수의 백단위 숫자가 바뀔 때마다 환매금액이 급증하는 현상이 연초 이후 반복되고 있다. 올 들어 처음으로 1700선을 돌파했던 지난 4월 초에는 하루에만 50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가는 등 10일 동안 무려 3조원 가까운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유출됐다. 지난 9월 초 1800선 돌파 때도 하루에 4000억원 넘게 환매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정통 주식형펀드를 대체하는 상품들이 부쩍 늘었다. 펀드의 축소판격인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돌풍을 일으켰고,이에 자극받은 자산운용사들이 압축형 포트폴리오를 지향하는 펀드를 내놓고 있다. 최근엔 스마트펀드와 목표전환형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펀드는 기존 적립식펀드보다 정밀하고 합리적으로 주식을 적립해 주는 펀드로,주가가 떨어지면 더 많은 주식을 매수해 평균매입단가의 인하효과를 극대화한 펀드다. 목표전환형펀드는 미리 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모두 팔고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해 기존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펀드다. 목표전환형펀드와 스마트펀드를 혼합한 펀드도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펀드가 쏟아지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모색할 수 있고 시장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주식형펀드 시장의 위축이 지속되면서 운용사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대체 상품들이 시장에서 잊혀지고 운용사의 무관심으로 천덕꾸러기 상품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 kjh0615@wooriw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