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키워드는 '차이나'…관련 수혜株 급등

중국이 한국 증시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중국이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데 따른 현상이다.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오명을 씻고 제 가치를 찾기 시작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한 한국기업에는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만 바라보던 자동차 회사는 중국에 눈을 돌려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소 유보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스토리'에만 투자자들이 반응하는 형국이다.

◆중국株 무더기 '상한가'…10월 PMI 기대치 상회

1일 증시에서는 중국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오후 1시 45분 현재 웨이포트 중국식품포장 연합과기 화풍집단 KDR 등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고, 이스트아시아스포츠(14.47%) 성융광전투자(12.75%) 중국엔진집단(8.70%) 차이나그레이트(8.38%) 차이나하오란(8.23%) 중국원양자원(4.12%) 등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거시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돈 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이날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7로 한달 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9월과 비슷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전망치를 웃돈 것.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지표가 좋게 나온 것은 그만큼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라며 "향후 물가상승률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추가적인 긴축 또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외자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을 폐지키로 하는 등 자국 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보이는 점도 중국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송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성장방식을 기존 수출주도에서 내수중심으로, 외자유치에서 해외진출로 전환한 만큼 외자 기업의 특혜 축소와 자극 기업 육성 정책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3노드디지탈 이스트아시아스포츠 등 중국주를 최근 펀드에 적극적으로 편입중인 신영자산운용의 허남권 자산운용본부장은 "중국 기업의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미국이나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네오위즈게임즈ㆍ두산인프라코어ㆍ오스템임플란트 등 '신고가'중국 내수시장 선점에 들어간 국내기업들 또한 중국 수혜주로 각광받으면서 잇달아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각 네오위즈게임즈가 9% 가량 급등하며 신고가 썼고, 두산인프라코어(6.29%) 오스템임플란트(5.90%) 에이블씨엔씨(1.86%) 등도 신고가 경신 행진에 동참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네오위즈게임즈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는데, 특히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 접속자수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열리기 때문에 축구게임 '피파' 시리즈와 야구게임 '슬러거'의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 질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성장세 지속과 '세븐 소울즈' 진출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중국에서 매출의 40%를 올리는 전형적인 중국 관련주로 꼽힌다. 양정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와 건설기계 매출의 각각 20%와 50%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중국의 공작기계, 건설기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기존 업체들이 중국시장 성장의 수혜를 독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어 관련 시장을 선점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ㆍ판매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중순 중국 수혜주 10선중 하나로 오스템임플란트를 꼽으면서 이 회사의 중국 자회사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 각각 64%와 21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중국에서 종합 유통업체 왓슨과 최근 손을잡고 현지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밖에 동방CJ를 앞세워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홈쇼핑 업체로 평가받는 CJ오쇼핑(4.41%) 80개에 육박하는 할인점을 중국에 보유한 롯데쇼핑(4.67%) 등도 큰 폭의 상승세다.

◆자동차도 결국 중국 시장이 관건

자동차 업체들과 그 부품업체 주가도 결국 중국이 열쇠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현대차(5%) 기아차(9.47%) 현대모비스(4.46%) 등 현대차 그룹주가 급등,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표출됐다.

화승알앤에이(5.18%) 세종공업(5.09%) 한라공조(4.55%) 화신(4.23%) 평화정공(3.43%) 만도(3.08%) 에스엘(2.60%) 등 부품업체들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전쟁이 결국 위안화 절상으로 결론난다면 자동차 업체의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 중국 내수시장"이라며 "중국 자동차 수요의 원천은 C세그먼트(준중형급) 이하 자동차와 엔트리 SUV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판매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승용차 수요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100만대 수준에 이르러 상용차와 합산시 미국 수요와의 격차를 2009년 300만대에서 올해 6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현대ㆍ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점유율 또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