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9] 서울 곳곳서 첫날 100여차례 양자회담…교통 비상체제 돌입

윤곽 드러난 교통대책

강남 4개구 초중고 등교-공무원 출근 1시간 늦춰
'승용차 없는날'도 병행…수도권 대중교통 운행 늘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12일 이틀간 서울 시내는 '교통 비상 상태'에 돌입한다. 정상회의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지만 서울 곳곳에서 정상회담과 국가 간 확대회담이 열린다. 회의 첫날에만 100여 차례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회의 기간 동안 서울 시내 교통은 코엑스 주변뿐 아니라 시내 곳곳이 통제될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이 같은 교통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골자로 하는 'G20 교통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자발적인 홀 · 짝제 유도

시내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승용차 홀짝(2부)제와 '승용차 없는 날'을 시행키로 했다. 홀짝제는 이틀간 하루종일 실시되며 '승용차 없는 날'은 매일 오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병행된다.

자율 2부제에 참여하는 시민은 11일에는 자동차 등록번호판의 끝자리 번호가 홀수인 차량을,12일에는 짝수인 차량을 운행하면 된다. 홀짝제를 위반하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승용차 없는 날' 행사도 마찬가지다. 위반 시 범칙금 부과가 없다. 정부는 시민들의 참여가 높을 경우 우려하는 교통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년간 서울에서 '차없는 날'을 실시한 결과,2009년 교통량은 8.6% 줄었고 통행속도는 2.6% 향상됐다. 정부는 이번에 서울시내 교통량이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시민들이 가능하면 지하철 ·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무료승차제 등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김희국 국토해양부 제2차관은 "자동차 자율 2부제와 승용차 없는 날 행사 등은 위반 때 과태료 징수나 강제 통제가 없는 서울 시민들의 자율의사로 진행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찾아 온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가용 운행을 자제해 한국의 성숙한 교통문화를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등교 · 공무원 출근 늦춰져수도권 공무원의 출근시간과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동작구 등 4개 자치구에 있는 초 · 중 · 고교 등교시간이 10시로 늦춰진다. 민간기업에서도 출근시차제를 적용하거나 연 · 월차 휴가를 권장키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서울과 경기 · 인천 지역에 소재하는 관공서 공무원(12만~13만명)의 출근시간을 1시간 늦추기로 했다. 서필언 행안부 인사실장은 "민간 기업 임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 이외에 학원 수업시간도 단축하도록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운행 크게 늘려정부는 자율 2부제와 '승용차 없는 날' 행사에 따른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수도권 대중교통 운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버스 예비차량 약 400대를 증차 운행하고,경기도는 서울로 드나드는 버스 325개 노선에 예비차량 약 200대를 추가 투입한다. 지하철 등 열차도 서울은 9개 노선에 58편,인천 · 경기도는 9개 노선에 30편의 임시열차를 증편한다.

경찰청은 시내 주요 교차로,시계 진입지점 등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필요할 경우 통행량 조절 등 교통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도 필요할 경우 수도권 고속도로 톨케이트의 요금소 부스를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법무부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환승 범죄'를 막기 위해 신원확인 대상을 매일 환승객의 30%(2500여명)까지 평소의 3배로 늘리기로 했다. 환승 범죄는 국제선 항공기를 이용하다가 연결 항공편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중간 기착지에 밀입국하거나 위 · 변조 여권,타인 명의 탑승권 등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평소보다 1시간 일찍 공항에 나가야 한다. 9일부터 회의에 참석할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기업인,취재진 등 1000명이 입국,보안절차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일부 구간에 교통에 통제될 가능성도 있어 미리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총 4만5000명의 경찰력을 단계적으로 동원하는 등 경호 · 경비에 치안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이날 서울시내 모든 경찰관서에 '을(乙)호 비상령'을 발령했다.

김동민/김인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