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어닝 서프라이즈'…10월 441억弗 사상 최대

무역흑자도 69억달러 달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넘어설 듯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급증한 441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외치면서도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해선 글로벌 경기 불안과 원화가치 상승(원 · 달러 환율하락)추세 등을 이유로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수출 서프라이즈'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한 441억2000만달러,수입은 22.4% 늘어난 372억1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인 69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0월까지 무역흑자 누적액은 359억6800만달러로 정부의 올해 목표(320억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김경식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지금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 무역흑자는 역대 최대인 지난해(404억달러)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3.1%),자동차(32.8%),선박(22.6%)등 주력품목을 비롯해 일반기계(52.4%),자동차부품(50.1%),액정표시장치(8.8%)등 전 산업이 골고루 선전했다. 지역별(10월1~20일 기준)로도 중동(86.1%),미국(71.0%),중남미(64.3%),일본(44.3%),중국(33.8%)등 지역에 상관 없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환율 오히려 득(得)

지난달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고 있다. 첫째는 당초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졌던 '환율하락 효과'가 실제론 한국에 유리하게 전개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3.4% 절상(원 · 달러 환율하락)된 반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 엔화는 14%가량 절상됐다는 점에서다.

둘째로는 수출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초체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외환위기 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나라들이 투자를 머뭇거릴 때 공격적 투자로 경쟁력을 키웠다"며 "반도체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위험 요인도 여전

향후 수출 경기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내년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원 · 달러 환율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반도체 경기가 하락하고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포드 등 경쟁자의 재부상으로 주력산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향후 수출 경기의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주용석/서기열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