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 D-8] 외환보유액 2933억弗…두 달 연속 사상최대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며 300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해야 할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 정책운용 방향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2933억5000만달러로 9월 말에 비해 35억7000만달러(1.2%) 증가했다고 2일 발표했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증가가 달러 약세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예고하면서 지난달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 때문에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으로 표시된 자산의 달러 환산금액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은 안팎에선 올 연말께면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향후 외환보유액 증가폭이 현저히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의장국인 데다 한국 주도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를 채택하기로 한 만큼 시장개입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9월 중 다른 나라의 외환보유액 증가 규모는 중국 1005억달러,일본 395억달러,러시아 138억달러,대만 84억달러,인도 98억달러,브라질 139억달러,스위스 204억달러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크다. 다른 나라들은 외환시장 개입에 적극 나선 반면 한국은 대규모 시장개입은 물론 일방적인 쏠림현상을 막는 '미세 조정'에도 부담을 느낀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