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와 영토분쟁해결에 강온전략 구사

[한경속보]중국이 인도 국경 부근에서 실탄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데 이어 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이 인도 총리를 만나 대화를 통한 국경문제 해결을 촉구했다.이는 중국이 일본 및 동남아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와 국경문제마저 수면위로 부상할 경우 부담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인도에 복합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육군과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해발 4700m의 티베트 고원에서 실탄으로 훈련한 것은 ‘인도에 대한 경고’라고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중국 군대가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의 영토 분쟁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인도가 국경 분쟁지역에서 도발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티베트고원에서 지상군 및 공군을 동원한 대규모 실탄훈련을 실시했다는 게 군사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중국 예비역 장성인 니러슝은 “동중국해 등의 상황이 좋지 않지만 인민해방군은 남서부지역의 영토를 방어할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인도에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서열 9위로 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지난 1일 만나 양국 국경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대규모 군사훈련후 대화를 강조한 것은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인도와의 국경분쟁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히말라야 산맥 국경선 문제로 전쟁을 치른 후 국경 문제로 갈등을 벌이고 있다.인도는 자국 영토인 카슈미르 지역 3만8000㎢를 중국이 불법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중국은 인도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9만㎢가 자국 영토라고 반박한다.중국은 또 인도가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인도의 경쟁국인 파키스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