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서 한국 송유관 폭발…알카에다 "우리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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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앞두고 테러대책 비상예멘 남부 지역에서 한국석유공사 소유의 송유관 중 일부가 테러로 추정되는 사고로 폭발했다.
2일 로이터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예멘 남부 샤브와주 석유탐사 4광구의 송유관이 폭발했다. 폭발은 전체 204㎞ 송유관 구간 중 샤브와주에서 마리브주 방향으로 31.5㎞ 지점에서 발생했다. 폭발에 따른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 규모는 바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폭발사고에 대해서는 석유공사도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현장 주변에 폭발물 잔해가 있는 것으로 미뤄 누군가가 고의로 폭발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예멘 보안당국 관계자는 "타이머가 달린 폭발물에 의한 폭발인 것 같다"며 알카에다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보도채널 알아라비야가 전했다. 알카에다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아라비아반도 지부를 통해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석유공사는 2007년부터 예멘 4광구에서 석유시추 공사를 벌여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지의 한국인 직원은 13명이며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고 폭발한 송유관 일부에서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확한 피해액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샤브와주는 예멘 정부군과 알카에다 간 교전이 지속되며 근래 치안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온 곳이다. 예멘 보안당국은 최근 폭탄 소포 사건과 관련,핵심 용의자 검거를 위해 샤브와주와 마리브주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돌입한 상태다. 예멘에서는 각종 공사에서 배제된 지방 부족들이 지방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송유관을 폭파시키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알카에다는 최근 예멘에서 미국으로 폭탄 소포 2개를 발송하는 등 G20 서울회의를 앞두고 테러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정/주용석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