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우리 색깔·분위기 살렸더니 일본 팬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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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미니 앨범 들고 귀국"비행기를 택시 타듯이 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오가지만 온 마음을 팬들과 앨범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티파니)
"돌아오니까 한국 팬들이 다들 자랑스러워하고 예전보다 더 좋아해 주더라고요. 자긍심을 느껴요. "(유리)고고리듬의 타이틀곡 '훗'을 포함한 세 번째 미니 앨범을 들고 국내 무대에 돌아온 소녀시대(사진)는 "달라진 평가가 아직은 낯설다"고 했다. 10대 청소년들이나 쫓아다니는 줄 알았던 아이돌 그룹은 이제 일본에 K-팝(한국 가요)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대중문화의 첨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8월 2만2000여명을 모은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9월 첫 싱글 '지니'로 일본에 진출한 소녀시대는 오리콘 싱글 부문 일간 차트 1위에 오르며 차세대 한류 붐을 주도하고 있다.
멤버 중 태연은 "붐비는 도쿄 시내를 지나가는데 누군가의 휴대폰 벨소리로 소녀시대 음악이 흘러나오고 서양인들도 알아보더라"며 "일본 진출과 아시아 투어로 만날 수 있는 팬들이 더욱 많아졌고 활동 범위도 확연히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리는 "무대마다 한국의 걸그룹과 가수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가창력과 안무,미각(예쁜 다리)'을 소녀시대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그러나 소녀시대 멤버들은 지난 3년간 국내에서 활동했던 스타일 그대로 일본에 진출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의 아이돌 시장에 맞추지 않고 소녀시대의 색깔과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간다는 계획이 잘 맞아떨어진 거죠.오히려 더 신선하고 '소녀시대'다우니까요.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아직 우리말로 주로 인터뷰하는데 외국어를 구사할 때의 긴장된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소녀시대의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예요. "(수영)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구사한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전략은 1960년대 미국에 진출한 영국 그룹 비틀스와 비교된다. 신인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하거나 철저하게 현지화하는 대신,타깃 시장에서 최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후 처음부터 스타로 상륙하는 방식이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친 덕분인지 여전히 강도 높은 연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영은 "소녀시대가 무대에 섰을 땐 팬들이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친근함을 주지만 무대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역동적인 모습으로 관객이 옆 사람과 말 한마디도 나눌 수 없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노래하고 춤춘다"고 말했다.
19~21세 9명으로 구성된 소녀시대는 2007년 데뷔했다. 이들을 데뷔시킨 코스닥 상장사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지난해 말 4495원에서 5배가량 올라 2만원대를 넘어섰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