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소외주에 볕 들날 오나

4일 국내 증시가 나흘째 오르고 있다. 11월들어 연일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점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에 부응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뉴욕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발 훈풍에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앞으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까? 우선 이번 양적완화 정책은 글로벌 유동성 랠리를 이어가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 환경은 계속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돈'이 어디로 흐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실적이 확인되고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화학, 자동차, 조선 등)에 투자하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소외됐던 업종(IT, 금융 등)에 투자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모멘텀이 뛰어난 화학,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IT업종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고용이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IT에 대한 투자는 기다리라는 얘기다.

임 연구원은 "현재 IT업황에 대한 우려는 미국의 고용시장과 민간소비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됐다"며 "각국의 금리관련 이슈와 미국의 고용지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은 단기적인 조정을 예상하면서도 기존 주도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이날 보고서에서 "양적완화 방식을 둘러싼 해석과 논란, 연고점에 대한 부담 등으로 지수가 조정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실적의 불확실성 논란에서 자유롭고 외국인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자동차, 화학, 기계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이날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은 IT와 금융업종이다. 실적부진과 소외된 주가 때문에 못난이 형제들이었던 이들 업종은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오전 11시 5분 현재 전기전자 업종에서 하이닉스반도체는 5% 넘게 뛰고 있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는 3% 이상 상승중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도 2% 넘게 오르는 등 주가가 날고 있다.금융업종에서는 삼성카드가 4%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은행, 외환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하나금융지주등은 2%대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종의 수급을 주도하는 것은 기관이다. 외국인은 여전히 화학주를 담고 있다. 화학업종에서만 5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전자와 금융에서 각각 115억원, 51억원의 매수우위인 것과는 차이가 난다.

증시 전문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존의 주도주는 물론이고 경기민감주들도 함께 담고 있다"며 "특정업종만을 살피기 보다는 전반에 걸친 상승흐름도 감안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