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3만여명의 알렉산더 군대가 12만명으로 불어난 까닭

리더의 본질 | 아서 코터렐 외 지음 | 나중길 옮김 | 비즈니스맵 | 416쪽 | 1만8000원
기원전 334년,마케도니아 출신의 알렉산더 대왕이 기병과 보병 3만7000명을 이끌고 소아시아 페르시아에 첫발을 디뎠을 때 자신의 창을 땅에 꽂고 '신의 선물인 소아시아를 얻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 말은 소아시아 국민들을 노예로 삼지 않고 자유민으로 인정하겠다는 암시였다. 그로부터 8년 뒤 인도에 도착했을 때 그의 군대는 12만명으로 불었다. 마케도니아 병사는 8분의 1이었고,그리스인이 3분의 1,발칸과 아시아 지역 병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알렉산더는 다양한 민족을 포용하는 정책을 폄으로써 정복의 한계를 극복했다. 그도 처음에는 아시아 대륙의 엄청난 크기에 당황했다고 한다. 마케도니아 병사들은 더 이상 진격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동진(東進)하고 싶었다. 그래서 페르시아 젊은이들에게 그리스어를 가르쳤다. 자신뿐 아니라 동료 80명에게 페르시아 귀족 집안 딸들과 결혼하도록 권장했다. 그들의 생활방식과 관습도 받아들여 그리스식과 뒤섞었다. 황실 예법으로 도입한 페르시아식 엎드려 절하기 풍습은 마케도니아 병사들이 매우 싫어했다. 전장에서 그는 항상 맨 앞에서 위험을 감수했다. 병사들과는 똑같은 음식을 나눠 먹었다. 그의 이런 모습은 다민족 병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알렉산더는 감화와 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했던 것이다. 오늘날 기업과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들도 이처럼 직원들과 소통해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을 배워야 한다.

《리더의 본질》은 세계사에 큰 업적을 남긴 지도자 18명의 행동 사례를 통해 리더십을 탐구한 책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감화력뿐 아니라 이집트 람세스 2세가 카데시 전투에서 보여준 대담성,평민 출신으로 황제에 오른 유방의 확고한 비전 제시,한나라 무제의 인재 개발,고대 그리스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청렴성,제갈량의 창의성,이집트 투트모스 3세의 용병술,인도 찬드라굽타의 아름다운 퇴위,로마 장군 술라의 개혁 추진 등을 18개 장으로 구분해 소개한다. 이들의 리더십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과 개인적 행동,인간 관계 등과 함께 그들로부터 현대 경영자들이 배워야 할 교훈도 제시한다.

세계화 · 혁신 · 기술진보 등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계발해야 할 리더십도 알려준다. 이 책에 소개된 지도자들은 모두 엄청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들은 대단한 야심가였고 도박사였다. 자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험을 자신의 방식대로 감행했다. 이들은 자신을 굳게 믿었다. 자기 확신은 현실적인 자기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들의 자기 확신은 아집이 아니었다. 그들은 타인의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세민과 그의 조언자 위징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위대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비전 아래 부하들을 뭉치도록 만들 줄 알았다. 지도자의 비전을 궁극적으로 달성시키는 주역은 부하와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설득한 비결은 자신의 인격과 신념을 실제 행동에서 솔직하고 겸허하게 보여준 데 있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