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영은 '속력'이 아닌 '속도'의 문제

속도 전쟁 | 제프 콕스 외 지음 | 정성묵 옮김 | 김영사 | 436쪽 | 1만5000원
항공기 부품과 차세대 복합재료 등을 만드는 기업인 하이티콤퍼지트는 어느 날 갑자기 위너에 인수된다. 여러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에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어 온 위너는 구조조정과 경쟁적인 평가 지표에 집착하는 거대 그룹.그러나 오히려 하이티콤퍼지트의 생산공장은 빡빡한 생산 일정과 불완전한 재고 관리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고객들의 불만이 빗발친다. 엉겁결에 사장 자리에 오른 41세의 여성 간부 키올라는 최종 순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각종 개선 프로그램들을 보완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경영법을 찾아나선다.

《속도 전쟁》은 복잡한 경영이론을 흥미로운 갈등 구조로 풀어낸 '비즈니스 소설'이다. 1980년대 이전부터 등장한 도요타 생산방식(TPS),전사적 품질경영(TQM),통계적 공정관리(SPC),적시생산방식(JIT) 등 조직 개선 프로그램들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들은 여러 요소의 낭비를 줄여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린,품질의 변동성을 줄여 오류와 하자를 최소화하는 식스 시그마,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는 실용적 방법인 제약(制約)이론 등을 융합해 새로운 '속도 이론'을 만들었다. 속도란 방향성이 있는 속력을 뜻한다. 각 부분에서 낭비를 없애고 효율성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이 기업의 최종적인 수익성 및 고객만족도 향상으로 연결되려면 방향성을 제대로 진단한 후 주변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