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5만원 나오던 전기료, 1100원으로 확 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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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스마트그리드 단지 가보니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사는 박신홍씨(65)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을 설치하고 난 뒤 받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여줬다. 고지서에 적힌 지난 9월과 10월 두 달간 전기요금은 총 2200원.한 달 기본요금이 1100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전에서 제공하는 전력은 전혀 쓰지 않은 셈이다.
태양광발전기 이용 전기 생산, 첨단 IT기술 접목 '똑똑한 소비'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 똑똑한 전력 소비자를 만들고 있었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은 전력 공급자와 수요자가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효율적으로 전력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직접 생산한 전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개념의 '스마트 플레이스'가 600세대에 적용됐고 추후 3000세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의 실증세대로 선정된 박씨의 집 옥상엔 7월 시간당 최대 발전용량 3㎾의 태양광발전기가 설치됐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직접 소비한다.
집안에는 스마트콘센트,스마트미터 등 스마트기기들이 부착됐다. 전력 소비효율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냉장고 세탁기 TV 전등 등 가전기기들이 현재 전력을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도 무선통신을 통해 집안의 컨트롤러 디스플레이에 표시됐다. 박씨는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전기기들을 원격으로 끄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생산하고 남은 전력을 한전에 되팔 수도 있게 된다. 햇볕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 박씨 집의 계량기는 거꾸로 돌아가기도 한다. 전력 사용량보다 생산량이 많아 한전에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제주 실증단지에는 '스마트 플레이스' 외에도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마트 트랜스포트',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 리뉴어블' 등의 프로젝트가 실증단계를 거치고 있다.
엄찬왕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로 총 240억원이 투자됐다"며 "5개 분야 12개 컨소시엄이 스마트그리드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