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반복되는 국토부의 뒷북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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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오는 10일부터 전 · 월세 실거래가를 공개한다는데….국토해양부에 확인해봤더니 서울 외에는 안 된다네요. "
서울 목동에 살다가 전셋값이 하도 올라 최근 일산 쪽을 알아보고 있는 김모씨(38)는 "전세 기한은 끝나고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해 당장 이달 중순 일산에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정보가 없어 난감하다"며 "어떻게 중앙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행정서비스도 따라가지 못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가 10일부터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을 통해 전국 최초로 전 · 월세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키로 하자 서울 이외 세입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고 있지만,정확한 전셋값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국토부의 늑장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전국 단위의 전 · 월세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통계 구축 작업이 늦어져 공개 시점은 내년 6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국토부는 아파트,단독주택,다가구,연립 등의 전 · 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서울시와 달리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아파트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단독주택 등이 밀집한 서울 청파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서민들을 위해서라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다가구주택 등의 정보를 집중 제공해야 한다"며 "국토부의 전 · 월세 실거래가 정보가 반쪽에 머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국토부는 매매거래 정보에서도 서울시에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실거래가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오고 있다. 반면 국토부가 공개하는 실거래가는 월간 단위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사철마다 반복되는 전세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 통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과거 집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수요 공급이나 집값 통계가 더 중요했지만,지금은 전 · 월세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세부 통계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시급하다"(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는 것이다. 국토부의 '뒷북 행정'이 아쉬운 이유다.
이정선 건설부동산부 기자 sunee@hankyung.com
서울 목동에 살다가 전셋값이 하도 올라 최근 일산 쪽을 알아보고 있는 김모씨(38)는 "전세 기한은 끝나고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해 당장 이달 중순 일산에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정보가 없어 난감하다"며 "어떻게 중앙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행정서비스도 따라가지 못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가 10일부터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을 통해 전국 최초로 전 · 월세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키로 하자 서울 이외 세입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고 있지만,정확한 전셋값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국토부의 늑장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전국 단위의 전 · 월세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통계 구축 작업이 늦어져 공개 시점은 내년 6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국토부는 아파트,단독주택,다가구,연립 등의 전 · 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서울시와 달리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아파트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단독주택 등이 밀집한 서울 청파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서민들을 위해서라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다가구주택 등의 정보를 집중 제공해야 한다"며 "국토부의 전 · 월세 실거래가 정보가 반쪽에 머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국토부는 매매거래 정보에서도 서울시에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실거래가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오고 있다. 반면 국토부가 공개하는 실거래가는 월간 단위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사철마다 반복되는 전세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 통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과거 집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수요 공급이나 집값 통계가 더 중요했지만,지금은 전 · 월세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세부 통계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시급하다"(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는 것이다. 국토부의 '뒷북 행정'이 아쉬운 이유다.
이정선 건설부동산부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