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총 33개월 만에 1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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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9거래일째 '사자'코스닥시장이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33개월 만에 시가총액 100조원을 회복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데 따른 가격 매력이 부각됐고,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우량기업들로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실기업들이 퇴출되면서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일조했다.
하루 거래대금 2조 넘어
코스닥지수는 4일 5.64포인트(1.07%) 오른 531.53으로 장을 마치며 이틀째 상승했다. 외국기업과 주식예탁증서(DR)를 포함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100조8220억원으로 2008년 1월10일(101조7133억원) 이후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시총은 올 들어 80조~90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한 달 새 지수가 7.64% 급등하며 100조원을 회복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1077조2247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를 또 한 차례 경신했다. 이로써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은 1178조467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표주들의 동반 상승이 100조원 돌파를 이끌었다. 하루 전 시가총액 3조원대로 올라섰던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9.04%(2400원) 급등하며 하루 만에 몸집을 2782억원 불렸다. 시총 2위인 서울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부품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과 개인이 우군이 됐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9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1418억원이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도 9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대금도 증가세다. 이날 거래대금이 2조3949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지난달 하루 평균 1조8569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연일 2조원을 웃돌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3.49% 올라 코스피지수(15.43%) 상승률에 크게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선호현상에 따라 소외받아 온 코스닥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성장산업에 국책지원 등의 소식이 자주 등장하면 관련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건전성 개선도 코스닥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코스닥 상장종목 수는 1025개로 올 들어서만 69개 상장사가 폐지됐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실기업 퇴출 과정을 거치며 우량한 기업들이 살아남아 시장 신뢰가 높아진 덕분에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